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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가 요즘 '인구학' 열공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최석환 기자, 송선옥 기자, 지영호 기자 2019.10.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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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이야기 PopCon]인구변화에 민감한 유통 등 주요 산업계, 발빠른 대응 나서...인구감소·1인가구증가·노령화 등 주목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한 기업들이 인구변화에 주목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도만큼이나 인구구조도 급변하며 산업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3월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당장 10년 뒤인 2029년부터 우리나라 전체 인구수가 줄어든다. 가족의 형태도 바뀐다. 4인 가구는 사라지고 1인 가구만 남는다. 이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파급력은 엄청난다. 기업의 미래와 생존을 좌우할 핵심이슈다.

◇기업들, ‘인구구조 변화' 열공 중



인구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영역은 유통이다. 장을 보고, 옷을 사는 등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다 보니 인구변화를 체감하는 속도가 다른 곳보다 빠르다. 그만큼 인구변화에 관심이 크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분야다.

롯데백화점은 본사에 '리테일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리테일연구소가 중점으로 분석하는 주제는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일본의 인구변화와 이에 따른 백화점의 전략변화다. 연구결과는 실제 사업에도 접목한다. 시니어 특화 자체브랜드(PB) 매장 '모디움'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한다. 이마트는 2017년 국내의 대표적인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영입했다. 조영태 교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24 '편의생활연구소'에서 활동한다. 인구 변화에 맞춰 미래형 편의점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인구구조 변화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건설부동산 업계도 인구구조변화 공부에 열심이다. 부동산개발업체 피데스개발은 매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통해 인구 변화에 따른 공간 변화 등을 다룬다.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은 8월 사회학 전문가를 초청해 가족 구조 변화에 대한 세미나를 가졌다. 또 최근 맞벌이 가정에 맞춘 인테리어 디자인 개발에도 착수했다.

현대·기아차와 삼성·LG전자 등 직접 소비자들에게 자동차, 가전 등을 판매하는 대기업들은 최근들어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생) 등장이나 1인가구 증가와 같이 인구 변화에 맞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분기별로 구글매니저 등 현업 실무자들을 초청해 관련 트렌드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20~30대로 구성된 밀레니얼 직원 30여명으로 '밀레니얼 커미티'를 운영 중이다. LG전자도 뉴비즈니스센터 내 '라이프 소프트 리서치(LSR, Life Soft Research)실‘에서 세대별 고객 트렌드를 분석해 임직원들과 공유한다.

◇대형마트 '주말장보기' 사라진다

인구변화가 사람들의 소비 패턴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지난 2분기 국내 1위 대형마트 업체인 이마트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도, e커머스 쿠팡이 유통업계 '빅피쉬'로 성장한 것도 인구변화라는 변수와 무관치 않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소비 패턴을 완전히 바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전체 인구 중 44.3%였던 1~2인 가구 비중은 2027년 51.5%로 늘어난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1~2인 가구다. 가구 구성원이 줄어드니 소비량도 줄어든다. 굳이 번거롭게 자동차를 타고 대형마트까지 가서 장을 보러 가지 않는다. 구매도 배송도 편한 온라인에서 소량 구매한다.

기업들은 주요 생산연령인구(25~49세)의 가벼워지는 주머니에 대비해야 한다. 25~49세 인구는 2017년 1950만명에서 2030년 1690만명으로 줄어든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늘어난다. 그만큼 노년부양비는 늘어나고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 간의 소비 양극화 현상도 이런 인구변화를 반영한다. 대형마트와 e커머스에서는 초특가 행사를 진행하는 반면, 백화점에서는 오히려 명품 매장을 늘린다.

세계적 미래학자 해리 덴트는 "한국은 2010~2018년 소비 정점을 찍었으며 이제 인구절벽에 직면했다"며 "다른 나라의 선례를 밟지 않으려면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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