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롯데면세점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따이궁들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일간 무역분쟁으로 내국인 여행객과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입국객이 전년 대비 20.9% 늘어나고 9월 중추절 선수요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매출액이 28.9%가량 고성장한 결과다. 특히 외국인 1인당 구매액(객단가)이 3월 이후 다시 900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따이궁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달러 기준 외국인 매출액 비중은 8월 84.9%로 역대 최고치로 솟았다. 외국인들의 대부분은 중국 따이궁들이다. 그만큼 면세점업계의 따이궁 유치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얘기다.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행사(가이드)에 지급하는 송객 수수료부담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수료는 구매물품 가격의 20% 안팎인데 중국인 면세품 수요가 증가하는 중추철 등에는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수료율이 치솟는다. 지난해 말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문을 열자 송객수수료가 한때 40%까지 치솟기도 했었다. 명절을 앞둔 8월과 9월 송객수수료도 평소보다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매시 가격할인과 적립금 등 송객수수료 외에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이 때문에 제품 수급과 규모의 경제에서 뒤지는 후발 군소면세점들이 하나씩 쓰러지고 있다. 실제 한화가 운영하던 갤러리아 면세점은 지난 3년간 1000억원대 영업적자를 보고 이날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두산계열 두타면세점과 하나투어의 에스엠면세점, 엔타스면세점 등 군소업체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면세점의 경우 성수기인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면세점들이 돈벌어 따이궁에 퍼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궁을 모시기 위한 경쟁을 하다보니 매출액은 증가해도 영업이익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그나마 규모가 되는 대형면세점의 경우 제품 구매가를 낮춰서 이익을 내지만 후발업체들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