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빅뱅시대…네이버·카카오 '금맥' 콘텐츠 키운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9.10.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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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경쟁격화로 콘텐츠 가치↑…웹툰·영화 등 전방위 투자

OTT빅뱅시대…네이버·카카오 '금맥' 콘텐츠 키운다


19세기 중반 미국 골드러시 시대 최대 수혜자는 청바지 판매상이었다. 금을 캐러 몰려간 사람들보다 이들에게 튼튼한 바지를 만들어 판 회사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는 이 때 탄생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쟁 시대. 넷플릭스, 애플, 디즈니 등 해외업체는 물론 국내 이동통신사, 방송사들까지 대거 OT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 대표기업 네이버, 카카오가 '청바지 판매상'을 노린다. 오리지널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웹툰, 드라마, 영화 등으로 콘텐츠 투자를 늘리며 OTT 시대 '몸값'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OTT 시장서 엄청난 러브콜"…네이버웹툰 무한확장=30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웹툰 IP를 드라마, 영화 등 2차 저작물로 확장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네이버웹툰의 탄탄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OTT 시장의 핵심 콘텐츠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미국, 일본 등 전세계 100개국에서 만화 부문 매출 1위다. 월간순방문자(MAU)는 6000만명, 일일순방문자(DAU)는 1550만명에 달한다. 글로벌 무대에 구축한 창작자 생태계도 방대하다. 전 세계 아마추어 창작자 58만여명, 프로페셔널 창작자 1600명을 끌어모았다. 올 2분기 유료 콘텐츠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81% 늘었고, 연말까지 글로벌 콘텐츠 거래액 6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웹툰은 작가 혼자서도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 수 있고 소비자 반응을 미리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패 부담이 덜해 매력적인 오리지널 IP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을 이끌고 있는 김준구 대표는 "IP를 끊임없이 제공해줄 수 있는 콘텐츠 제공자로서 최근 경쟁에 불붙은 OTT 시장에서 엄청난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네이버웹툰은 각 국가에서 매력적인 오리지널 IP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영향력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자회사 스튜디오N을 설립하며 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현재 방영되는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 마트' 등 드라마가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스튜디오N은 40개 이상의 IP를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드라마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증시 상장 전망도 나온다. 내년 손익분기점 달성 뒤 본격적으로 IPO(기업공개)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은 올해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이 전망되며 콘텐츠 유료판매 모델 확대적용으로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IP 기반으로 제작된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왼쪽)와 '타인은 지옥이다'.네이버웹툰 IP 기반으로 제작된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왼쪽)와 '타인은 지옥이다'.
◇"K팝부터 영화까지"…'콘텐츠 공룡' 카카오=카카오는 방대한 웹툰·웹소설 IP를 보유한 '카카오페이지'와 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카카오M'을 통해 OTT 시대 올라탈 채비를 갖췄다.

카카오페이지의 현재 누적 작품수는 6만6000개. 이 가운데 누적 매출액 1억원을 넘은 작품은 1400여개에 달한다. 웹툰 원작을 드라마 등으로 영상화할 뿐만 아니라 IP 확보를 위한 투자도 활발하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학산문화사, 대원씨아이, 서울미디어코믹스 등 만화 출판사에 잇따라 투자했다.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은 더 공격적이다. CJ ENM 대표를 지낸 김성수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M은 올해 초 BH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숲, 제이와이드컴퍼니 등 배우 소속사들을 대거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영화제작사 월광, 사나이픽쳐스까지 인수했다. 카카오M은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와 모바일 영상제작사 '크리스피스튜디오'까지 보유하고 있다.

K팝 뮤직비디오와 예능 콘텐츠는 물론 드라마, 영화까지 콘텐츠 '실탄'을 모두 갖춰 TV, 스크린, 디지털 뉴미디어 등 다채로운 플랫폼에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M 측은 "방송·디지털 콘텐츠 제작 경험에 영화 제작 노하우까지 보유하게 됐다"며 "각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장르를 넘어서는 과감한 시도로 색다른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넷플릭스가 지배적 위치지만 해외업체와 국내 연합군까지 가세해 OTT 플랫폼이 본격화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콘텐츠 기업들에게 더 큰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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