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노토리시마 /사진=일본 국토교통성
그런데 발표 시점이 묘합니다. 본섬에서 500m가량 떨어져 있는 바위인 에산베 하나키타코지마는 지난해 10월부터 "섬이 보이지 않는다"는 주민들 제보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국은 지난 5월 현장조사를 하며 이르면 7월 결과를 내기로 했습니다만 결과 공개가 늦어졌습니다.
에산베 하나키타코지마 위치. /사진=트위터
일본의 섬에 대한 욕구는 상당히 큽니다. 대만 옆에까지 일본의 섬이 있고, 먼 태평양에도 섬들이 있습니다. 이는 사실 섬 자체보다는 주변 바다를 갖기 위한 것입니다. 국토 면적만 보면 세계 61위인 일본은 영해 및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 자원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200해리·370㎞ 이내 구역) 면적이 447만㎢로 세계 6위입니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섬이 없어졌다고 발표한 24일 산케이신문 계열의 FNN(후지뉴스네트워크)는 오키노토리시마가 이번 세기 내 수몰 위험이 있다면서 당국이 진행하는 대책을 보도했습니다. 오키노토리시마는 일본이 최남단 섬으로 분류하는 곳으로 산호초(산호충의 석회질 골격과 분비물로 생성된 암초)입니다.
오키노토리시마는 도쿄도 소속이지만 도쿄에서 무려 1700㎞나 떨어져 있습니다. 서울-제주도 직선거리의 4배가량 됩니다. 둘레 11㎞ 정도의 암초지만 일본은 이를 중심으로 40만㎢ EEZ를 주장합니다.
일본이 주장하는 영해(노란 부분)와 배타적경제수역(하얀 부분). /사진=일본 해상보안청
가야네 교수는 이미 지난해부터 일본정부와 함께 산호를 키워 산호초의 수몰을 방지하는 기술을 연구중입니다. 그는 당시 "콘크리트가 아닌 원래의 생태계로 섬을 유지하는 기술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바다가 넓을수록 해양자원도 더 확보됩니다. 지난해 일본은 미나미토리시마 근처 바닷속에서 전세계가 수백년 쓸 수 있는 규모의 희토류가 있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최동단 섬으로 분류하는 미나미토리시마 역시 산호초로 당국의 관리 대상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바다 중 상당 부분은 국제법적으로 논란이 됩니다.
올해 초 중국은 해양조사선을 오키노토리시마 주변으로 보내 해양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일본은 즉각 자국의 EEZ 침범이라고 항의했지만, 중국은 "섬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 일본정부가 섬이라고 부르며 일방적으로 EEZ를 주장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는 눈길 끄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판결을 보면 논란이 되는 어떤 곳을 섬이 아닌 암초로 판단했습니다. 섬은 200해리 EEZ의 기점이 되지만 암초는 12해리 영해 기점만 돼 차이가 큽니다.
판결의 기준은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이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섬은 밀물일 때에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땅으로, 사람이 거주할 수 있고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 기준에 맞춰보면 일본의 산호초들도 암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판결 때 진 쪽은 중국으로 해당 지역은 '스프래틀리 제도'(Spratly Islands, 중국명 난사군도)였습니다. 중국이 일본에 목소리를 높인 배경이기도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