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우바이오 "2025년 글로벌 10위 종자회사로 도약"

머니투데이 대담=김익태 증권부장. 정리=이태성 기자. 사진=김휘선 기자 2019.09.30 04:57
글자크기

[머투초대석]해외 성과 가시화에 미래 먹거리도 발굴

농우바이오 이병각 대표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농우바이오 이병각 대표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농가 고령화, 종사인구의 감소는 농업부문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다. 국내 사업만으로는 성장이 불가능하고 현상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부의 지원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은 농업에 한해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아 농업보조총액(AMS)을 연간 1조4900억원까지 쓸 수 있었으나, 경제규모를 생각해 선진국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국제여론 탓에 AMS가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 종자 1위업체인 농우바이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1월 이병각 대표 취임 후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서 기업 체질이 몰라보게 변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2개월 빠른 시기에 수출 2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중국 △미국 △인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터키 등에 있는 해외 6개 법인도 빠르게 매출이 늘고 있다. ‘2025년 매출액 기준 글로벌 종자 10위 기업도약’을 목표로 뛰고 있는 이 대표를 만났다.

-해외시장에 관심을 둔 이유는
▶내수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오래 전부터 업계 화두였다. 우리가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린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중국 베이징에 1993년 사무소를 설립했고 이듬해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등지에도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시장에 투자를 해왔다.

종자를 해외에서 개발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토양과 수질이 적합한지 확인하는데만 2~3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종자를 현지에 맞춰 개발하는 것 역시 1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해외 시장 개척은 그만큼 쉽지 않지만 일찍 진출을 시작한 덕분에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농우바이오가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평일에는 본사와 지방업무를 처리하고 주말에는 해외 법인을 방문하느라 집에 들어가기 어려울 지경이다.


-얼마전 수출 2000만달러를 달성했는데
▶지난해에는 11월에 수출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달성했는데 올해는 이달 20일 기준으로 이뤄졌다. 연말까지 3000만달러(약 360억원) 이상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국내 종자 기업의 전체 수출 실적은 4559만달러(약 542억원)인데 이 중 농우바이오 수출액이 2504만달러(약 298억원)였다. 올해는 전체 수출액이 약 5000만달러(600억원)정도 될 것 같고, 우리가 60%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현지법인들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종자시장 전망은 어떤지
▶선진국은 매년 종자를 새로 쓴다. 종자값이 농가 입장에서는 10% 이하지만 수확량은 80~90%를 종자가 결정한다. 현재 중국, 인도 등에는 우리 종자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여전히 넓다. 여러 강점들을 조합한 교배종의 경우 중국은 여전히 3000억원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 교배종 가격이 일반 종자보다 4~5배 비싸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부분은 많다.

-미국과 중국의 사업이 부쩍 커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현지 법인이 올해 9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80% 이상이 멕시코로 가는 고추다. 미국은 멕시코보다 큰 시장임에도 아직까지 현지에서의 매출은 크지 않다.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팔린 국내 종자가 대부분이다. 최근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브로컬리 등을 개발해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현지에서 인기가 크다.

중국의 경우 우리가 약 26만평정도 규모의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지난 4월에 칭다오에 4만평 부지를 추가로 매입했는데 중국 현지에서도 관심이 크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173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는데 올해 목표는 240억원이다.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지역은 어떤가
▶미얀마는 종자를 생산만하는 농장만 가지고 있다. 올해는 영업도 하려고 준비 중이다. 미얀마는 1년간 작물을 재배한 후 평가를 받아야 팔 수 있는데 올해 수박, 고추 등 3개 허가가 났고 하반기 10개 품종 시험재배에 들어간다.

인도네시아에는 토마토와 고추 R&D 연구소가 있고 생산도 같이 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해 현재 10억원 정도 규모가 됐다. 2~3년 내에는 40억~5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올해 연구소를 옮기고 규모도 기존 1만9000평에서 5만5000평으로 확대했다. 인도는 현재 영업직원만 60여명이 된다. 매출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터키의 경우 글로벌 업체들이 모여있는 안탈리아 지역에 진출해있다. 현재 터키에서는 고추만 연구 및 재배하고 있는데 9000평정도 증설을 해 유럽종 토마토까지 육성하려고 준비 중이다.

농우바이오 이병각 대표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농우바이오 이병각 대표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농업은 수확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데, 종자는 더 어렵다고 한다
▶맞는 얘기다. 종자 연구를 하려면 땅을 사고 현지의 토질과 수질 등 여러 조사를 마쳐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데, 우리의 강점은 이를 단축할 노하우다.

일례로 글로벌 종자 기업이 이미 진출해있는 땅 주변을 물색하기도 한다. 타사의 사전검증이 이뤄진 곳이기 때문에 토질이나 수질조사에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위도 차이가 커 현지진출을 계획했는데 우리 부지 옆에 글로벌 종자업체가 이미 들어와 연구를 하고 있어 시간을 크게 아꼈다.

중국 산둥 연구소도 주변에 글로벌 업체가 20여개 진출해있어 지역검증 시간을 줄였다. 해외 종자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 진출을 위해 스페인 등 해외기업 인수를 준비 중이다.

해외 영업을 위해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 해외 종자업체들이 진출해있다가 철수를 했는데 이로 인해 빠져나온 현지 직원들 일부를 영입해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종자 개발도 큰 화제다
▶지난 5월 유채 종자 전문 연구기업 에프앤피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유채 종자시장 규모가 약 4조원정도 되는데 이는 유채를 활용한 기름이 식용 뿐만 아니라 공업용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내후년부터는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팜(Parm) 종자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팜유의 원료가 되는 나무인데 전 세계 식용유의 절반을 팜유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크다. 두가지 종자가 자리만 잡는다면 농우바이오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농가와 연계한 사업도 궁금하다
▶그간 농우바이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농가들의 도움도 큰 보탬이 됐다. 앞으로는 국내 농가들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준비하려 한다.

품질이 뛰어나며 병충해를 잘 견딜 수 있는 종자를 개발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것도 이 중 하나다. 최근에는 종자 뿐 아니라 바이오차(Biochar)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탄화물로 이해하면 되는데 토질개선에 큰 보탬이 되고 비옥도도 올라가게 하는 물질이다.

바이오차를 더한 토양에서는 작물 수확이 급증하고 환경보호 효과도 뛰어나다는 분석이 나온다. 2년 전부터 개발해왔는데 올해부터 가시적 성과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고연령 농민들의 인물사진을 찍어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반응이 무척 좋다. 올해는 2000명, 내년에는 4000명이 목표다.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