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딸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뇌물공여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9.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 의원 측은 "2012년 국정감사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에서는 기업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기업인의 불필요한 국감 증인 채택을 자제하자는 것이 당론이었다"며 "당시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이석채 KT 회장뿐 아니라 삼성전자 사장, 현대자동차 회장 등 다른 기업인의 증인채택 요구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딸의 정규직 채용과 관련해서도 김 의원은 "KT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으며, 딸이 정규직 채용 확정됐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그러한 사실을 인지 하지 못했다"면서 "설령 KT의 누군가가 부정적인 의도로 (김 의원 딸을) 채용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하기 전 포토라인 앞에 선 김 의원도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 특검의 정치보복으로 비롯된 정치 검찰의 올가미를 진실의 법정에서 벗겨내겠다"면서 "7개월간의 강도 높은 수사에서 채용 청탁이나 어떠한 부정행위도 안 했다는 것이 직권남용 혐의의 불기소 처분으로 드러났음에도 궁여지책으로 기소한 것은 정치적 목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뇌물 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석채 전 회장 측도 "(김 의원 딸 채용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고,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전해들었을 뿐"이라면서 "모르는 사실에 대해 드릴 말씀도 없다.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말했다.
첫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은 앞선 재판에 이어 이날 역시 "김 의원에게 직접 딸 계약직 이력서를 받았으며, 2012년 공채 당시 이 전 회장이 직접 정규직 채용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1년 김 의원, 이 전 회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으며, 당시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을 '장관님'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볼 때 이미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입장문을 통해 "3명과 함께 식사를 한 것은 2011년이 아니라 명확하게 그 이전”이라면서 "서 전 사장이 이력서를 담아 의원실에서 받아갔다는 ‘하얀 각 봉투’도 통상 국회사무처에서 지급받아 사용하는 각 봉투 중 ‘하얀 각 봉투’는 그때나 지금이나 사용되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이석채 전 KT 회장의 증인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의 KT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회장에게는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돼 함께 재판을 받는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김 의원의 딸은 서류전형 마감이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입사지원서를 제출했고, 적성검사도 치르지 않았음에도 최종합격하는 등 채용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은데다 대가성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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