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매출기준 방발기금 납부하는 방통기본법 개정안에 어쩌나 '한숨'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19.09.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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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입 비중 커지는 TV홈쇼핑 기금 부담 커져…영업적자에 방발기금까지 T커머스 위기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본격화된 가운데 TV홈쇼핑과 T커머스 등 홈쇼핑 업계가 비상이다. 홈쇼핑 사업자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 산정 기준을 영업이익에서 매출액으로 바꾸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어서다.

직매입 확대로 회계상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TV홈쇼핑 입장에서는 방발기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그동안 영업적자를 이유로 방발기금을 납부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T커머스 업체들도 방발기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였다.



◇직매입 압박 커지는 TV홈쇼핑, 기금 부담 커진다=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은 홈쇼핑 사업자의 방발기금 산정 기준을 기존 방송서비스부문 영업이익에서 매출액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TV홈쇼핑, T커머스를 포함한 홈쇼핑 사업자들이 전년도 방송서비스 매출액의 6%를 방발기금으로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TV홈쇼핑 업체들은 방송서비스 영업이익의 13%를, T커머스 업체들은 방송서비스 영업이익의 10%를 방발기금으로 내왔다.



이번 개정안은 종합유선방송(SO)·위성방송·IPTV 사업자 등 다른 방송사업자와의 형평을 위해 발의됐다. 이들 사업자는 방송서비스 매출액의 6%를 방발기금으로 내왔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TV홈쇼핑의 방발기금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규정대로 라면 GS홈쇼핑은 지난해 TV사업 영업이익 기준으로 방발기금 94억원을 내면 되지만, 매출액 기준을 적용하면 339억원을 부담해야한다.

여기에 홈쇼핑 사업자들의 직매입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2018년 TV홈쇼핑 7개사의 중소기업 제품 직매입 규모는 3628억원으로 전년대비 9.3% 증가했다. TV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이유로 정부가 직매입 비중을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매입을 확대하면) 회계상 매출액은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더 방발기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적자에 방발기금까지 부담 커지는 T커머스=TV홈쇼핑보다 상황이 심각한 건 T커머스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방발기금 부담까지 짊어지게 생겼다.

△SK스토아 △K쇼핑 △신세계TV쇼핑 △W쇼핑 △쇼핑엔티 등 T커머스 단독 사업자 가운데 방발기금을 내고 있는 업체는 W쇼핑이 유일하다. T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어서다. 나머지 업체들은 영업적자로 방발기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방송서비스 매출액 기준으로 방발기금을 납부하게 된다면 T커머스 사업자들의 수익 실현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송출수수료 경쟁으로 이미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방발기금이라는 추가 비용까지 생겨나기 때문이다.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 시장은 10년도 되지 않았다"며 "2009년 IPTV 사업자의 방발기금 납부를 유예 했듯이 산업 진흥 차원에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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