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日 모테기 첫 회담…韓日 입장차 확인 속 "소통 지속"

머니투데이 권다희 ,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기자 2019.09.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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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강제징용·수출규제 각자 입장 설명…"북한문제 한일공조 중요"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사진 오른쪽)이 26일 오후(현지시간)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사진제공=외교부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사진 오른쪽)이 26일 오후(현지시간)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사진제공=외교부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오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약 50분간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1일 모테기 외무상 취임 이후 처음으로, 두 장관의 첫 대면이다.

회담에서 두 장관은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 수출규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설명했다. 또 북한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뜻을 같이 했다.



아울러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장관급을 비롯해 외교당국간 각급 차원에서 소통과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담은 한일갈등 국면이 장기화하고 산업부와 일본 경제산업성간 채널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외교당국간 고위급 대화 채널이 지속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된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지난달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강 장관과 고노 다로 전 외무상 간 회담 후 약 한달만에 다시 개최됐다.

다만 양측은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이 국제법 위반 상황을 조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후 강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한일 현안에 대해선 서로 간의 입장을 반복하고 확인했다"며 양국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일간 입장차 재확인은 지난 20일 일본 도코에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신임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연 한일국장급협의에서 예고됐다.

당시 협의에선 강제징용과 일본의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 등 양국의 상호 관심사가 논의됐으며, 핵심 현안에 대해선 입장차를 좁히지 못 하고 이견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언론에 따르면 다키자키 국장은 우리 정부에 대법원의 강제징용 개인 배상 판결에 따른 '국제법 위반' 상태 시정과 지소미아 종료 및 백색국가 지정 철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도 일본 수출규제의 즉각 철회 등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외교적 해결을 위한 일본의 성의 있는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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