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대신…롤러코스터 타는 ASF 관련주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9.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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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거래일만에 40%, 67% 오른 하림·마니커, 약세 마감…전문가 "변동장세 지속"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한 양돈농장 및 주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	이기범 기자 leekb@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한 양돈농장 및 주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 이기범 기자 leekb@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주목받았던 대체 육류 관련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해당 종목들은 ASF 테마주로 묶이며 급등했으나 실적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기 전에 반락하고 있다.



26일 하림 (3,015원 ▼15 -0.50%)은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95원(2.35%) 내린 39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17일 경기도 파주시 소재 돼지농장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8거래일 만에 16일 종가(2820원) 대비 39.7% 올랐다.

돼지고기 대체재로 거론되는 △마니커 (1,180원 ▲3 +0.25%)(육계 업체) -9.9% △정다운 (2,960원 ▲5 +0.17%)(육용 오리 사육) -7.1% △체리부로 (1,127원 ▼16 -1.40%)(육계 업체) -7.65%도 이날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였다. 마니커는 지난 16일 종가(847원) 대비 66.5% 올랐으며 같은 기간 정다운과 체리부로도 각각 37.1%, 7.5% 올랐다.



이날 사조오양 (8,600원 ▲20 +0.23%)(육가공·참치선망업)은 전일 대비 10.76% 강세를 보였으며, 거래소에서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받은 신라에스지(수산물 가공업체)는 2%대 강세로 마감했다. 닭가슴살 유통업체인 푸드나무 (6,440원 ▼190 -2.87%)도 전일 대비 8.4% 올랐다.

방역 및 소독 관련업종 역시 △우진비앤지 (1,134원 ▲2 +0.18%) 17.71% △제일바이오 (2,080원 ▼230 -9.96%) 5.74% △씨티씨바이오 (8,680원 ▼510 -5.55%) 2.32%는 강세로 마감한데 비해 △이글벳 (5,210원 ▲30 +0.58%) -5.13% △대성미생물 (10,530원 ▼10 -0.09%) -2.78%은 약세 마감하며 종목별 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ASF 확산상황에 따라 식품업종 주가 변동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인체로의 유해성이나 식품 안정성 이슈가 아니고서는 식습관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ASF 수혜주의 실적 모멘텀을 당장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돈·육계·사료업체의 기업가치 변화는 우선적으로 돈육가격의 상승 여부에 달려 있다"며 "5년 주기의 돈육가격 사이클을 고려하더라도 2020년 이후 가격 강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 2010년말 구제역 피해 다음해인 2011년 실제로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고 닭고기나 소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등 영향이 있었다"며 "이는 돼지고기 살처분량이 많아 국내산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비축분이 있기 때문에 당장 돼지고기 유통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다. 26일 현재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삼겹살(국산 냉장, 100g) 가격은 ASF 확진 판정이 나온 지난주와 동일하다. 이마트는 1980원, 홈플러스는 1890원, 롯데마트는 1980원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ASF 영향이 단기·중기 이슈에 그칠 경우 국내 돈가는 중기적으로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 양돈업체의 중기적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실적 개선 모멘텀이 확실한 업체는 순수 양돈업체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SF 영향이 장기적으로 지속돼 돈육 공급이 심각하게 감소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고 돈육 가격이 급등할 경우에는 양계업체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가능성은 비교적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국내에서 ASF 영향이 명확해지기 전에는 돈육과 가금류 관련업체들의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장중에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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