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 한국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해외주식 1위는...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9.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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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등 의류 유통…매년 두자릿수 고성장으로 주가도 상승세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노스페이스' 브랜드로 유명한 일본 의류기업 골드윈이 아마존을 제치고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주식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선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지만 골드윈은 노스페이스 등 의류사업의 고성장으로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중 가장 많은 7억2888만달러(약 8700억원)어치의 골드윈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 주식 보관금액이 6억1465만달러(7400억원)로 2위였고 △중국 항서제약(3억6205만달러) △미국 알파벳(구글 지주사, 2억7311만달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2억5794만달러) △일본 넥슨(2억4257만달러) △홍콩 텐센트 홀딩스(2억4115만달러) △일본 라인(2억3259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아마존이었고 골드윈이 그 다음이었지만, 격차는 점차 줄어들어 지난 10일 골드윈과 아마존의 보관금액이 각각 6억5456만달러, 6억4196만달러로 1·2위 순위가 바뀌었다. 이후 현재까지 보관금액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골드윈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의류업체다. 노스페이스의 아시아 독점 판권을 보유 중이고 골드윈, 엘레세, 헬리한센, 스피도 등 다양한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골드윈 투자를 늘린 이유는 지속적인 의류사업 고성장으로 주가 상승이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골드윈은 최근 2~3년간 매년 두자릿수 실적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2018년 4월~2019년 3월, 3월결산 기업) 매출액은 849억엔으로 전년 대비 20.6% 늘었고 영업이익은 119억엔으로 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3년 전 31억엔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골드윈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3년 만에 최대 매출이었다. 올해 3월까지 매출은 9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11개 분기 연속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성장세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사업연도 1분기(2019년4~6월) 매출액은 181억엔, 영업이익은 19억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2%, 61.7% 증가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이었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웃도어 매출이 1분기 136억엔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2019 럭비 월드컵'의 공식 스포츠 의류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11월에는 오리지널 브랜드 '골드윈' 최초의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를 도쿄에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개선 활동에 나선 것이 실적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가도 지속적인 상승세다. 이날 골드윈 주가는 1만8340엔에 마감해 지난해 말 1만1750엔보다 56.1% 상승했다. 특히 이달 들어 주가가 25% 오르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골드윈이 최근 배당 확대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것도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소다. 골드윈은 지난해부터 중간 배당을 실시, 1주당 총 85엔의 배당금을 지급해 전분기보다 배당을 2배 늘렸다. 올해도 중간 배당을 포함 지난해보다 1주당 15엔 늘린 100엔의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선 일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골드윈의 실적 성장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골드윈은 최근 사업 호조 등으로 2020년 매출 전망치를 기존 900억엔에서 97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기업이지만 국내 의류업체 영원무역홀딩스가 지분 17.7%를 보유한 최대주주여서 국내 투자자들의 거부감이 덜 한 것도 투자 비중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영원아웃도어가 매년 상당한 금액의 배당과 로열티를 골드윈에 지급하고 있지만 골드윈의 배당 수익과 지분 가치도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에 반영된다"며 "실적 고성장도 이어지고 있어 국내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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