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한국경제…금융안정지수 '주의단계' 진입

가계부채>소득 증가율…한은 "기업 실적 악화로 신용위험 커질 가능성"

/자료=한국은행

미중 무역분쟁, 수출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지속되면서 금융안정 리스크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는 지난 8월 8.3으로 상승하며 주의단계에 진입했다.

금융안정지수는 성장률, 경상수지, 주가 등 실물 및 금융 6개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토대로 거시건전성을 측정한다. 100에 가까울수록 금융불안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8을 넘으면 주의단계, 22를 넘으면 위기단계로 구분한다.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에 진입한 건 2016년 2월(11.0)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자산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 하한을 소폭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신용시장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기업신용은 증가세가 확대됐다. 올해 2분기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55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4.3%로 2004년 3분기(4.1%)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말 기준 순처분가능소득 증가율(2.7%)을 여전히 상회했다.

기업신용은 올해 2분기말 전년동기대비 7.4% 늘며 증가세가 확대됐다. 기업신용 증가율은 2018년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상승세다. 올해 2분기말 기준 기업신용 잔액(추정치)은 188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부채비율,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지만 국내외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실적 악화로 신용위험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시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에 장기금리가 큰폭 하락하고 주가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기관은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경기가 부진하면서 지방 소재 금융기관 자산건전성이 다소 저하되고 있지만, 금융기관 전반의 경영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리스크 증대에도 금융기관 손실흡수능력, 외환부문 지급능력 등을 감안할 때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 발생에 대비해 조기경보 활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