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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퇴직연금 사업자 42곳 '성적표' 공개…직장인 '부들부들'

머니투데이 이원광, 이지윤 기자 2019.09.2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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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고용부, '올해 2분기말 기준 직전 1년 수익률' 전수조사





①'퇴직연금 DC' 사업자 73%, '0~1%대' 수익률… "직장인 분통"

-고용부, '올해 2분기말 기준 직전 1년 수익률' 전수조사…손해 본 가입자도 '속출'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사업자 10곳 중 7곳은 0~1%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상황과 개인 판단에 따라 손해 본 가입자가 적잖다. 고령화 시대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DC형 퇴직연금 사업자 42곳 중 31곳(73.8%)은 올해 2분기말 기준 직전 1년 수익률이 2% 미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3%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27곳에 달하는 사업자가 1%대 수익률에 그쳤다. △신한금융투자 1.08% △삼성증권 1.22% △NH투자증권 1.26% △유안타증권 1.28% △한국투자증권 1.29% △KB증권 1.32% △현대차증권 1.46% △하이투자증권 1.48% △NH농협은행 1.51% △우리은행 1.59% △KDB산업은행 1.64% △교보생명 1.65% △BNK부산은행 1.65% △IBK기업은행 1.67% △KEB하나은행 1.67% △신한생명 1.68% △광주은행 1.68% △BNK경남은행 1.7% △DGB대구은행 1.7% △KB국민은행 1.71% △KB손보 1.82% △제주은행 1.82% △신한은행 1.83% △한화생명 1.87% △삼성생명 1.92% △삼성화재 1.95% △롯데손보 1.96% 순이었다.

사업자 4곳은 1% 미만 수익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KDB생명이 0.07%로 가장 낮았고 △한화투자증권 0.44% △대신증권 0.75% △신영증권 0.85%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동양생명 2% △하나금융투자 2.04% △미래에셋대우 2.12% △현대해상 2.13% △흥국생명 2.17% △DB손보 2.21% △DB생명 2.22% △미래에셋생명 2.23% △푸본현대생명 2.26% △한화손보 2.27% △IBK연금보험 2.38% 등은 2% 초반 수익률에 만족해야 했다.

이같은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최근 3년간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정애 의원실에 따르면 퇴직연금 '빅3' 사업자인 국민·신한·기업 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직전 1년간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0.82%, 0.89%, 1.25%를 기록했다. △2016년 1.41%, 1.63%, 1.65% △2017년 2.13%, 2.17%, 1.67%에도 2% 안팎 수익률에 그쳤다. 지난해 이들 3곳이 운용한 DC형 퇴직연금은 18조5805억원에 달한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가입자들도 속출한다고 퇴직연금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같은 수익률은 다수 가입자들에 대한 평균치인 만큼 개별 가입자 중 손해를 본 이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DB형 퇴직연금과 달리 DC형은 법적으로 근로자가 소유·관리한다"며 "개인에 따라 '수익 양극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2분기말 기준 직전 1년간 DB형 퇴직연금 수익률 2%를 넘은 사업자는 삼성증권(2.13%)과 롯데손보(2%) 등 2곳에 불과했다. DC형은 근로자가 운용 주체인 반면 DB형은 근로자가 소속된 회사가 관리한다. DB형의 경우 통상 원금 보장상품에 투자해 안정적이나 저조한 수익률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에 퇴직연금 정책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퇴직연금이 직장인의 노후 보장 수단이 아니라 '애물단지'가 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정애 의원은 "근로자들은 생업에 쫓기는 탓에 퇴직연금 운용에 적극 참여하기 어렵다"며 "퇴직연금 사업자는 수수료 수취에만 몰두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인들이 퇴직연금 서비스에 불만족하는 이유"라며 "기금형 퇴직연금 등 새로운 정책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②'기금형 퇴직연금', 직장인 분노 잠재울까

-노사 및 자산전문가, '기금운용위' 구성…다수 사업장 연합 '규모의 경제'도 가능

"퇴직연금 믿을 게 못 됩니다. 수익률 처참합니다."(42세 직장인 이모씨)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직장인들의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기금형 퇴직연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노사와 자산운용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근로자 참여를 확대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할 대안으로 주목된다. 정부·여당도 이같은 방향으로 퇴직연금 정책 개선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정부는 2005년 퇴직연금을 첫 도입한 후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기업이나 근로자가 은행과 보험, 증권사 등 사업자와 계약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DB형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기업이 운용수익을 갖는 대신 근로자에게 사전에 약속된 퇴직금을 보장해주는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상품을 선택해 투자하고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결정된다.

계약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연금 설정에 한 번 동의하면 이후 운용 과정에서 참여가 제한되면서 주로 안전한 '원리금 보장상품'에 돈이 몰린다는 문제가 있다. 수익률이 높아지기 힘든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2018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 분석'에 따르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01%로 시중 예금 금리보다 낮았다. DB형은 1.46%, DC형은 0.44%였다. 노후 보장 대책으로 퇴직연금이 제 역할을 하기 힘들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정부·여당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령화 시대에 국민연금 지급 시기가 늦춰지고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퇴직연금 제도 손질은 국민의 노후생활을 위해 필수라는 판단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사 공동으로 기금운용위원회를 설립하고 외부 전문기관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기는 방식이다. 해마다 성과를 평가하고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해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다수 사업장이 퇴직연금 기금을 형성할 경우 국민연금처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노사가 기금운용위원회를 공동 운영하면서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에 비해 근로자 참여가 쉽다. 기금운용위원회에 자산운용 전문가를 포함시켜 전문가에 의한 자산운용 및 수익률 제고도 가능하다.

'디폴트 옵션' 도입도 논의 중이다. 디폴트 옵션이란 가입자가 따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가입자와 퇴직연금 사업자가 사전에 설정한 방법으로 적합한 상품을 자동 선택하는 방식이다. 바쁜 일상에 쫓겨 DC형 퇴직연금이 방치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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