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책에 포용국가 원리를…新균형발전 전략 필요"

머니투데이 순천(전남)=권혜민 기자 2019.09.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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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국가균형발전박람회 '포용국가와 균형발전 정책세미나'…17개 시·도 지역혁신협의회 위원 머리 맞대고 균형발전 방안 토론

26일 전남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포용국가와 균형발전 정책세미나'에서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26일 전남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포용국가와 균형발전 정책세미나'에서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그동안 균형발전 정책은 물질적·경제적 격차를 좁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제는 삶의 양과 질 사이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용국가 모델을 결합한 신(新)균형발전이 필요하다."



참여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한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26일 내놓은 제언이다. 성 이사장은 이날 전남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포용국가와 균형발전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강연했다.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개최 중인 '2019 대한민국 국가균형발전박람회'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균형발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17개 시·도 지역혁신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주관했다.

발표를 진지한 표정으로 들은 사람들은 17개 시·도에서 모인 지역혁신협의회 위원들.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조직돼 각 지역 주요 정책에 대한 심의·조정 등 지역 주도 혁신성장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전날 총회를 열고 1년간 활동을 보고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이날 '포용국가와 균형발전'을 주제로 전문가 발표를 듣고 토론하며 지역혁신 의지를 다졌다.



성 이사장은 문재인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론'을 설계한 주인공이다. 포용국가란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을 '포용'하고 혁신 역량을 높여 지속적 성장기반을 만드는 모델이다.

성 이사장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인구 감소와 생산성 정체로 양적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고 건강, 만족도, 스트레스 등 삶의 질 측면은 특히 부실하다"며 "높은 자살률, 최악의 저출산은 삶의 양과 질 사이 불균형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해답은 '포용국가 수립'이라는 게 성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발전국가 정책이 비극을 낳았다"며 "북유럽 국가와 같이 포용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갖추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했다.


26일 전남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포용국가와 균형발전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김상한 자치분권위원회 부의장,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고영국 지역혁신협의회 전국의장. /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26일 전남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포용국가와 균형발전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김상한 자치분권위원회 부의장,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고영국 지역혁신협의회 전국의장. /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그는 국가 균형발전 정책에도 포용국가 철학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간 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했던 기존 균형발전 정책에서 나아가 삶의 양과 질 사이 불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

성 이사장이 제안한 '신균형발전' 전략은 단순히 물질을 공간적으로 재분배하는 게 아니라 정신과 삶의 균형을 이루고, 지역과 농촌의 가치를 재발견해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추구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지역 사람들이 삶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농촌을 생명이 소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곳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발전 패러다임을 '포용국가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대구대 교수는 "지역이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혁신 역량을 쌓아야 한다"며 "지역 주도 자립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포용적 균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열 충북대 교수도 "포용국가를 위한 토대 속에서 산·학·연·관·민 네트워크가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포용적 지역혁신체계(I-RIS)가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사람 중심 혁신적 포용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가균형발전박람회는 2004년부터 매년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지역 박람회다. 올해 행사는 빼어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순천만국가정원을 배경으로 균형발전 비전을 논의하고 지역혁신 사례를 공유·소통하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다.

송재호 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역이 주도하는 성장과 균형발전의 가치를 보여주는 선도적 도시인 순천에서 박람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고, 모두가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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