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메리츠화재가 ‘손해보험 공정경쟁질서유지에 관한 상호협정’(이하 상호협정)의 금지사항인 허위사실유포를 위반했다며 손해보험협회 공정경쟁질서확립 대책위원회에 신고했다.
삼성화재가 메리츠화재를 신고한 직접적인 이유는 메리츠화재가 주요 GA 대표들한테 삼성화재를 비방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모집수수료 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후 수수료 경쟁력을 잃은 GA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불똥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로 튀었다. GA들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자 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메리츠화재 관계자가 주요 GA 대표들에게 삼성화재를 헐뜯는 내용이 남긴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회원사 간에 상호비방으로 신고하는 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로 암묵적인 신사협약이 깨졌다는 의미”라며 “양사가 장기 인보험 시장1위 경쟁에 이어 설계사 쟁탈전까지 치르며 갈등이 고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메리츠화재가 공격적으로 경력 설계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스카우트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공시 기준 2017년 말 1만3667명이던 메리츠화재의 설계사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2만446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삼성화재의 경우 2017년 말 설계사 수가 1만9120명에 달했으나 지난 7월 기준 1만8452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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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보사들은 상호협정에 근거한 보험모집질서개선 분과위원회를 통해 각 사별 설계사 스카우트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설계사의 이력을 조회하는 ‘e클린보험서비스’를 통해 영입한 설계사가 신입인지, 다른 보험사나 GA에서 왔는지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설계사 출신 이력을 공개하는 것이 영업기밀에 해당한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설계사의 잦은 이동이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 보험을 깨고 비슷한 보험으로 갈아타도록 하는 이른바 ‘승환계약’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고아계약’이 많아지기 때문”이라며 “설계사의 이력이 공개되면 무분별한 갈아타기 계약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고 신입 설계사 양성 노력 없이 타사 경력 설계사만 뽑아가는 ‘얌체짓’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