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헬릭스미스 임상3상 결론 도출 실패 관련 간담회에서 관련 내용 및 앞으로의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헬릭스미스 주가는 전일 대비 5만1400원(29.99%) 하락한 1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9시 장이 열리자마자 하한가로 직행한 이후 내내 주가 변동이 없었다. 이날 거래량은 6만8837주로 전일 거래량의 12%에 불과했다. 싼 가격에 매물을 내놔도 산 사람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당초 이번주 임상3상의 탑라인(주요 결과)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은 미뤄졌다. 엔젠시스 성분이 발견돼서는 안 될 위약(가짜약) 투약군에서 엔센시스 성분이 발견되는 등 '약물 혼용'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았던 신약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날 대거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은 신약 개발에 기대를 걸고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코스닥 종목 중 가장 많은 헬릭스미스 주식 6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날 주가 급락으로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시가총액은 3조6543억원에서 2조5584억원으로 하루 만에 1조1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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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제약·바이오 대장주인 헬릭스미스가 흔들리면서 이날 시장 전반이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0.49% 하락한 641.85에 마감했고, 제약·바이오 비중이 높은 코스닥150은 1.64% 떨어진 923.1에 마감해 하락폭이 더 컸다. 헬릭스미스 외에도 셀트리온, 코오롱생명과학,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 다른 제약·바이오 종목도 이날 약세였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연이은 임상 난항으로 기대치를 크게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일 신라젠은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로부터 암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고, 지난 6월에는 에이치엘비가 개발 중인 항암제 '리보세라닙'이 임상3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는 당초 허가받은 것과 다른 성분의 사용으로 미국 임상이 중단된 상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나 연구원은 "기대한 것과 달리 현재 상황만으로는 엔젠시스가 실패로 귀결되는 것처럼 보여 헬릭스미스뿐 아니라 섹터 내 다른 종목들도 투자심리 악화로 일부 주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임상3상 실패를 경험한 시장에서는 이제 신약개발 기업들에 대한 투자전략을 수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며 "위험도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리스크 셰어'(위험공유)를 하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중위험·중수익 투자전략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