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의존 줄여라" 석유 테러에 놀란 中·日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9.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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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원유 비중 줄이고 사우디산 대체하다 "자체 생산 늘리겠다"…日, LNG 등 에너지 다변화 추진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석유시설 피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급차질 우려가 지속되면서 사우디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중국이 대안 마련에 돌입했다.

24일 CNN,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은 자체 원유 생산량을 늘려 점차적으로 수입 비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는 70%를 넘는다.

중국은 이번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의 가장 큰 피해자로 지목된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 탓에 사우디산 원유 수입량을 크게 늘려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미국산 원유 수입량을 지난해보다 76%나 줄였는데 이를 사우디산으로 대체했다. 또 미국의 대이란 제재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 역시 사우디산이 대체해왔다. 지난해 사우디의 원유 수출량 중 중국은 14%가량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18%로 늘어났다. 중국의 주요 원유 수입국에서 사우디는 5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를 제치기도 했다.



중국은 사우디 사태 발생 후 원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선포했다. 장젠화 중국 국가에너지국장은 지난 20일 "국내 원유 생산을 증가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미 에너지자립 계획을 추진 중이기도 한 중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1억8900만 메트릭톤(1000㎏을 1t으로 하는 중량 단위)에서 올해말 1억9100만 메트릭톤, 2022년에는 2억 메트릭톤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은 수입 원유를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일본은 이번 기회에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체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탈(脫)중동'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닛케이는 이날 일본 정부가 LNG 채굴 플랜드 건설 등 개발사업에 총 1조엔(약 1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가한 데다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까지 겹치면서 중동산 자원 공급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원유와 달리 LNG는 중동 비중이 20%에 불과하고 생산지역이 다양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칼을 빼든 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내달부터 일본 최대 정유사인 JXTG에 품질이 떨어지는 원유를 대신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우디 공급 문제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 내부에서도 완전 복구까지는 최대 1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은 지난 14일 발생했다. 드론·미사일 추정 공격으로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두곳의 설비가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사우디는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에 차질을 입었다. 이는 사우디 하루 원유 생산량의 절반이자, 전세계 산유량의 약 6%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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