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헬릭스미스 임상3상 결론 도출 실패 관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빌딩에서 첫번째 임상 3상 약물 혼용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엔젠시스 투여군과 위약군(가짜약) 간 약물 혼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후속 임상 계획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약물 혼용으로 정확한 약효 확인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이런 불상사가 발생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엔젠시스의 첫 번째 임상 3상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김 대표는 "6개월 뒤에 두 번째 임상 3상을 시작하고 2022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며 "후속 임상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헬릭스미스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싸늘하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일부 주주들은 임상 계획이 계속해서 수정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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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계와 의료계에서도 헬릭스미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약물 혼용으로 인해 임상이 실패한 경우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형기 서울대학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글로벌 임상3상에서 약물혼용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글로벌 임상3상에서 약물혼용 문제가 발생한 것은 정말 황당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단순 경험 부족이 아니라 글로벌 임상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곳에서 무리하게 진행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바이오 업계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질 것을 우려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이 뒤바뀌면서 이미 국내 바이오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례적인 일이 반복되면서 그동안 제약·바이오 산업이 축적해온 신뢰도가 같이 무너지고 있다"며 "침체된 바이오 업계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