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일자리 천국? 3040은 설자리 없다는데…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9.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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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 세대 일자리 문제 심각…'완전고용' 상황 20대 젊은층과 대비

일본 도쿄 지하철로 이동 중인 시민들. /사진=AFP통신일본 도쿄 지하철로 이동 중인 시민들. /사진=AFP통신


지난 22일 일본 효고현 다카라즈카시에서 정규직 공무원 3명을 뽑는 채용 시험이 치러졌다. 응시자격이 특이했다. 내년 3월 말 기준 만 36세 이상 45세 이하 나이에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이 대상이었다. 이날 시험에 참가한 사람은 1635명,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최남단 오키나와까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도 경쟁률은 545대1까지 치솟았다.

저출산과 인구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인력이 부족해져 일자리가 넘친다는 일본에서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금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는 넘치지만 30대 중반 이상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현재 일본의 30~40대는 사회에 진출할 때 경기침체로 심각한 '취업 빙하기'를 겪었던 세대로, 그 여파가 지금까지 미치고 있는 셈이다.



◇불황 세대 여전한 취업 고민=일본 정부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취업 빙하기 세대로 불리는 30~40대 인구 가운데 직업이 없거나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은 일본 경제의 거품이 꺼진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중반 사이로, 기업이 채용을 줄이고 비정규직이 급증하던 시기다. 이후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중장년층의 고용불안 문제도 심화했다.

일본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하 내각관방에 중장년층 일자리 문제는 결국 미래 사회보장비 급증 등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내각관방 산하에 '취업 빙하기 세대 지원 추진실'을 설치하고 앞으로 3년 안에 중장년층 정규직을 30만명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한 예산도 1334억엔(약 1조5000억원) 가량 편성될 예정이다.



◇'완전고용' 20대 즐거운 비명=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앞선 세대와 달리 요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일본 젊은이는 일자리 걱정이 거의 없다. 일하기를 원하는 거의 모두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완전고용'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월 졸업한 일본 대학생의 97%가 취업에 성공했다. 채용을 원하는 기업이 많아서 구직자자 원하는 곳을 고르는 수준이다.

고졸자는 일자리 구하기가 더 쉬웠다. 올 3월 고교 졸업자 취업률은 작년보다 0.1%포인트 높은 98.2%로 집계됐다. 9년 연속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인 1991년(98.3%)에 육박하는 수치다. 고졸자 구인배율도 지난 7월 말 기준 2.52배로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가 2.5개 이상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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