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세계 돼지·소·닭·양고기값 죄다 오른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9.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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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아르헨티나·브라질 등 육류 가격 크게 상승…中 대규모 수입 나서면서 가격 치솟아

중국 허난성의 한 육류시장. /사진=AFP.중국 허난성의 한 육류시장. /사진=AFP.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 고기 값이 치솟고 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이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와 닭고기를 찾아 나서면서 육류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아르헨티나의 국내 소고기 가격은 전년대비 51% 상승했다. 영국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26% 상승하며 201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브라질의 닭고기 가격은 16% 올랐다.



호주에서는 양고기 가격이 14% 올랐고, 뉴질랜드의 소고기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 소비자들은 전년대비 5% 더 비싼 가격에 돼지고기를 구입하고 있다. 유엔농업기구(FAO)의 세계육류가격지수도 올해 10% 가까이 오르면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는 "중국이 육류 사재기에 나섰다"면서 "전 세계 육류 공급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세계 경제에 파장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중국에서 확산되자 중국이 육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입을 대폭 늘리며 가격이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이 소비한 돼지고기 양은 544억㎏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량을 합친 것의 두 배에 가까운 양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으로 돼지 수요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자급한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중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중국에서 기르던 돼지의 3분의 1이 줄어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중국 정부는 최근 돼지 117만마리를 살처분했다고 공식발표했으나, 전문가들은 실제로 1억마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167억㎏ 가량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국제 거래된 돼지고기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공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은 폭등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대비 80.9% 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돼지고기 수입을 전월대비 76%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닭고기 등 다른 육류를 섭취하라고 권장하면서 그 수입을 늘리고 있다. 7월 중국의 육류 수입은 지난 5월 대비 70% 가까이 올랐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대중 소고기 수출은 전년대비 두 배, 가금류 수출은 68% 올랐다. 스페인에서는 족발 등의 저렴한 부위가 중국에서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는 까닭에 국내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영국 농업원예개발협회(AHDB)은 자국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해 "중국 수요가 늘면서 영국 내 육류 가격도 올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대중 가금류 수출도 전년대비 31% 늘었다. 브라질 최대 육류가공업체이자 가금류수출업체인 BRF는 대중 돼지고기 및 닭 수출량을 30% 더 늘릴 계획이다. BRF 측은 "중국이 평소보다 3배나 많은 양을 수입하기를 원한다"면서 "이에 브라질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구매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으며, 그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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