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 CNN방송 온라인 사이트 홈페이지. '한국의 화난 젊은 남성들(Korea's angry young men)'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톱에 걸려 있다. /사진=CNN 캡쳐
22일 CNN방송은 '한국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South Korea's young men are fighting against feminism)'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젊은 한국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운동을 다뤘다.
방송은 이 운동의 기원을 두고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CNN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두고 "한국에서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이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며 미투(#MeToo) 운동, 불법촬영 규탄 운동 등 이후 각종 성폭력이나 성범죄에 대한 논의로 번졌다는 것이다.
CNN과 인터뷰한 익명의 20대 초반 대학생 박모씨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40~50대 여성이 (희생했고) 차별당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20~30대 여성이 그렇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졸업을 앞둔 대학생 김모씨는 "여성들이 옷을 벗으면 성폭력이고 성적 대상화라고 하면서 비슷한 남성 사진을 두고는 (오히려) 이를 즐긴다"며 "페미니스트들은 이중 잣대를 갖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부장제와 성차별은 기성세대가 만든 문제인데, 속죄는 20대 남성들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000명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6%, 30대 남성의 66%가 페미니즘에 반대한다고 응답했고, 20대 응답자의 57%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성(젠더) 갈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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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이러한 분노의 배경에는 군 복무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전했다. CNN은 "이들은 남성들이 20대가 되면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데 가장 화를 낸다"며 "같은 기간 여성들은 새 정부 프로그램 덕분에 기존 남성 위주 산업에 진입하도록 도움을 받는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이 지난해 3000명의 성인 남성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2%가 "남성만 군 복무를 하는 것은 성차별의 일종"이라고 답했고 약 65%가 "여성도 군 복무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CNN은 군 복무에 대한 불만은 단순히 2년의 자유를 잃는 것이 아니라, 취업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김모씨는 "그 시간을 자기계발에 쓰지 못한다면, 내가 취업시장에서 여성보다 뒤처질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경희 연구실장은 보고서에서 "20대 남성에게 여성은 제쳐야 할 경쟁자로 인식된다"며 "한국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가 불가능에 가까운 무한경쟁 시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