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날이 최악으로…" 美 남성, 수중 프러포즈하다 익사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19.09.22 14:42
글자크기

만타리조트 인근 바다서 프리다이빙…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

수중 프로포즈 당시 스티븐 웨버의 모습/사진=케네샤 앙투완 페이스북수중 프로포즈 당시 스티븐 웨버의 모습/사진=케네샤 앙투완 페이스북


한 미국 남성이 연인에게 수중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 BBC 등에 따르면 미국 남성 스티븐 웨버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아프리카 탄자니아 펨바섬에 있는 만타리조트 바다에서 여자친구 케네샤 앙투완에게 프러포즈를 한 뒤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웨버는 앙투완과 함께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 해안에서 약 60km 떨어진 해저 리조트로 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이 4박을 예약한 만타리조트는 해안에서 약 250m 떨어져 있으며, 바다 한가운데에 오두막형 숙박시설을 운용해오고 있다. 수중실은 수심 10m 아래에 침실이 있고, 사방이 유리로 돼 있어서 열대 바닷속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버는 숙박 3일째였던 지난 19일 물안경과 오리발만 착용한 채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해저 침실 안에 있던 여자친구에게 비닐백에 담긴 프러포즈 편지를 보여주며 청혼했다. 편지에는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전부 말할 때까진 숨을 참을 수 없어. 하지만 당신의 모든 걸 사랑하고 매일 더 사랑해"라고 적혀 있었다.

웨버와 앙투완/사진=케네샤 양투완 페이스북웨버와 앙투완/사진=케네샤 양투완 페이스북
이어 웨버는 반바지에서 약혼 반지를 꺼낸 뒤 편지 뒷면을 보여줬다. 뒷면에는 "내 아내가 돼줄래?"라고 쓰여 있었다. 앙투완은 웨버의 프러포즈를 사진과 영상에 담았다.



그러나 프러포즈가 끝난 후 웨버는 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앙투완은 페이스북을 통해 웨버의 죽음을 알렸다. 그는 "당신은 그 깊은 곳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당신과 결혼할게'라는 내 대답도 듣지 못했다. 우리 인생의 가장 좋은 날이 잔인한 반전 속에 최악의 날로 변해버렸다"며 "나의 완벽한 사랑, 나의 영혼. 다음 생애에 당신을 찾을 거고, 당신과 결혼할 거야"라고 전했다.

만타리조트의 매슈 사우스 최고경영자(CEO)는 BBC에 "지난 19일 (웨버가) 혼자 프리다이빙을 하다 비극적으로 익사했다"며 "우리 스태프가 문제 대응을 위해 노력했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웨버의 사망 정황 및 사인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