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3000원 시대?…소주값 된 와인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19.09.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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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초저가 경쟁으로 고급술 와인도 병당 3000원 수준 하락…소주·맥주와 1300원까지 좁혀져

롯데마트의 '레오 드 샹부스탱' 와인 2종/사진제공=롯데마트롯데마트의 '레오 드 샹부스탱' 와인 2종/사진제공=롯데마트


'와인은 비싼 술'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 됐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경쟁으로 사실상 병당 '3000원대'인 와인까지 출시돼 소주·맥주 수준과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업계의 초저가 경쟁이 생수에 이어 이번엔 와인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22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자사 스테디셀러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1.5ℓ)'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1.5ℓ)'을 기존 판매가격 9900원에서 7900원으로 올 연말까지 판매한다. 두 제품은 병당 1.5ℓ인 매그넘급 와인이다. 일반 와인 용량(750ml)으로 환산 시 1병 당 3950원이다.



앞서 이마트가 상시 특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대표 상품으로 와인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두자, 롯데마트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병당 4900원인 초저가 와인을 출시해 한 달새 30만병을 판매했다.

롯데마트의 3000원대 후반 제품이 나오면서, 와인 가격이 맥주 값과 비슷해졌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가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카스 프레시(500ml)'의 지난달 대형마트 평균가격은 1875원이었다. 와인병 용량인 750ml로 환산하면 2812.5원이다. 와인과 맥주의 가격차가 1000원대로 좁혀진 것.



소주와 가격차 역시 좁혀졌다. '참이슬 후레쉬(360ml)'의 지난달 대형마트 평균가는 1280원이었다. 와인 용량으로 환산하면 2662.4원으로 롯데마트 초저가 와인과 약 1300원 차이로 줄어든다.

18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대표 상품인 '이마트 국민워터' 2L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 국민워터' 2L 6병의 가격은 1880원이다. (이마트 제공) 2019.9.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18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대표 상품인 '이마트 국민워터' 2L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 국민워터' 2L 6병의 가격은 1880원이다. (이마트 제공) 2019.9.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와인 초저가 전쟁에 앞서 지난주에는 '생수 초저가 전쟁'이 벌어졌다. 이마트가 19일부터 '국민워터' 2ℓ 6병을 188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고, 같은 기간 롯데마트도 자체브랜드(PB) 생수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2ℓ)' 6병을 1650원에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여기에 홈플러스도 가세해 '심플러스 바른샘물'을 대형마트 3사 중 최저가인 6병당 1590원에 선보였다.

대형마트의 출혈적 초저가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이마트가 '국민가격' 와인으로 지난 8월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달콤한 맛'을 봤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지난달 할인점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1.7% 신장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악화와 e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 유통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가 최저가를 앞세워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며 "초저가 전쟁은 생수, 와인에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생필품 영역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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