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신용대출' 받아 부족한 집값 채운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9.2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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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차이 3개월새 0.13%p↓…부족한 한도 메우기 수월

'2%대 신용대출' 받아 부족한 집값 채운다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일제히 연 2%대로 내려앉았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의 금리 차이도 좁아져, 주택 용도의 자금을 신용대출로 조달하기 쉬운 조건도 마련됐다. 하반기 급증한 신용대출이 주택자금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은 신용 1~2등급 고신용자 고객에게 일제히 연 2%대 금리의 신용대출을 내줬다.



우리은행은 한 달 전보다 0.27%포인트(p) 내린 연 2.85%, 하나은행은 연 2.88%, 농협은행은 연 2.89%에 신용대출을 해줬다. KB국민은행(연 3.02%)과 신한은행(연 3.09%)도 연 2%대 진입이 눈앞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시장금리의 하락세가 이어져서다.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2%대로 내려앉으며 대출 액수도 증가세다. 5개 은행의 8월 개인 신용대출 증가액은 총 1조6479억원(잔액 기준)으로, 7월(1조1875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개인 신용대출은 '가정의 달' 5월에 가장 많이 증가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5월(1조1382억원)보다 7월과 8월의 증가액이 더 많았다.

은행권에선 하반기 이어진 신용대출 증가의 배경 중 하나로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면서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로 메운 '풍선 효과'를 주목한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40%로 제한되면서, 줄어든 한도를 채우기 위해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을 주택 자금에 활용하기에 보다 유리한 환경도 마련됐다. 5대 은행의 주담대와 개인신용대출 금리 편차는 지난 5월 평균 0.49%p(신용 1~2등급 기준)에서 6월 0.52%p로 상승했지만, 7월(0.41%p), 8월(0.36%p)에는 하락하는 추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담보 없이 제공되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2%대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으로, 모자란 주담대 한도를 신용대출로 채우더라도 이자부담은 크게 줄었다"며 "부동산 경기가 꿈틀대면서 정부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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