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한국GM·르노삼성은 각각 적자 문제나 노사 갈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쌍용차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는 2017년 1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만 76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판매 호조에 따라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어도 손실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쌍용차 노동조합도 위기 탈출 노력에 동참했다. 지난달에는 완성차 5사 중 가장 먼저 올해 임금협상을 합의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판매 부진에 쌍용차는 흔들리고 있다. 지난 7·8월 쌍용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6.5%, 12.3% 감소했다.
이에 쌍용차는 '노사공동 제조품질개선 TFT(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차량 제조·품질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노사 상생 분위기도 하나의 위기 타개책이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도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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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에 한국GM 공장의 모습. /사진=뉴스1
앞서 한국GM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지난해 군산공장의 문을 닫기까지 했다. 올해 들어 한국GM은 체질 개선에 나서며 실적 목표를 손익분기점 도달로 세웠었다. 하반기 미국 GM 본사에서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신차도 수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가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 지급 내용이 담긴 요구안을 내놓았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은 심해졌다.
노조의 투쟁 수위는 점점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9~11일 전면파업에 이어 이날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업계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1만대, 금액으로 환산한 매출 손실은 2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오는 24일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자사 수입 신차 불매운동에 나서는 기자회견까지 하기로 했다. 국내 생산 투자 및 조합원 임금·복지 향상에 더 집중하라는 엄포인 셈이다.
이를 지켜보는 회사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노조의 반발에 따라 이어지는 경영악화는 결국 적자의 악순환을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노조의 불매운동을 본사가 해사(害社) 행위로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이미 노조에 "한국에서 생산해주지 못한 물량은 다른 국가 공장으로 이전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당장 올해 하반기 내수 시장에서는 SUV(다목적스포츠차량) QM6가 선전하면서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6월까지 이어진 지난해 임금협상의 여파로 올 1~8월 내수·수출 판매량은 11만47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1% 줄었다.
여기에 닛산 '로그' 위탁물량 6만대의 생산 종료도 앞두면서 르노삼성은 작업 속도 조절도 가시화했다. 르노삼성은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낮추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오는 27일까지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흑자일 때는 인원 충원 없이 일을 시켜왔으면서 구조조정을 한다"며 반발한 상황이다. 지난해 임금협상을 두고 노사가 1년 가까이 갈등을 겪은 만큼 올해도 반복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일 1차 실무협상을 시작한 노사는 오는 25일 2차 실무교섭을 앞두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3사의 모기업들도 어려움을 겪는 맥락에서 현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이전부터 하나씩 문제가 일어나다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문제들이) 터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3사의 문제에 현대·기아차도 전 세계 상황에선 생산과 판매가 쉽지 않아 자동차 생태계 자체가 고꾸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