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던킨
던킨도너츠는 1948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퀸시에서 창업자 윌리엄 로젠버그이 운영하던 '오픈 캐틀'이라는 이름의 도너츠 가게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의 여배우 매 머레이(Mae Murray)가 실수로 도너츠를 커피에 떨어뜨렸는데(dunk in), 커피에 적신 도너츠를 그대로 먹었더니 훨씬 맛있었다고 한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1950년 이름을 던킨도너츠로 변경했습니다.
/사진=던킨.
하지만 마케팅보다 중요한건 시장의 트렌드였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세대들이 기름에 튀겨진 설탕 범벅 도너츠같이 살찌는 음식을 외면하면서 던킨은 성장세가 점점 둔화됐습니다. 트렌드를 읽지 못한 던킨은 2013년에도 설탕이 가득한 도너츠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출시하는 등 대세와는 반대로 갔습니다. 던킨의 토니 와이즈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 4월 "2000년대 초반부터 안티-탄수화물, 안티-설탕이 대세가 됐고, 소비자들도 건강하게 먹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패착을 인정했습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5년 던킨은 미국 점포당 매출 성장률이 전년 2%에서 1%까지 반토막났고, 점포당 방문객수 역시 0.7%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이후 던킨은 100여개 매장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해 3분기에는 주가가 20%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사진=던킨
그리고 올해 초, 아예 사명을 바꿨습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던킨의 이러한 전략은 커피업계 1위인 스타벅스를 따라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던킨이 도너츠가게라는 인식을 탈피해 '우리는 스타벅스만큼 좋은데 더 싸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러모로 던킨의 새로운 시도는 스타벅스와 닮기 위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스타벅스 역시 2011년 사명에서 '커피'를 뺄 때까지 '스타벅스 커피'로 불렸습니다. 던킨이 새로운 매장들을 기존보다 더 카페처럼 바꾸고 에스프레소 전용 머신을 놓는 것도 스타벅스를 따라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던킨은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와 비슷한 앱을 통한 주문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사진=던킨
점포당(오픈 1년 이상 매장 대상) 매출이 배스킨라빈스가 1.4% 감소한 데 비해 던킨은 1.7%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에스프레스류 매출은 40%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던킨브랜즈의 실적성장세는 던킨이 주도한 것입니다.
하지만 던킨의 변신이 성공적으로 지속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합니다. 아직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던킨도너츠 충성 고객들 중에는 '도너츠'가 브랜드의 정체성이라고 믿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고, 포브스는 "던킨이 아무리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져다놓고 매장에 소파를 놓아도, 스타벅스와는 근본적으로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