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럭비월드컵을 알리는 광고판. /사진=AFP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럭비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의 경제적 효과가 4327억엔(약 4조824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미라타이 후지오 캐논 회장은 "48경기 모두 관중석이 만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전체 관람 티켓 180만장 중 95%가 이미 판매됐다.
일본 오이타현에 설치된 도쿄 럭비월드컵 홍보 설치물. /사진=AFP
특히 결승전과 준결승전 2경기를 포함해 총 7경기가 열리는 요코하마의 기대가 크다. 이미 경기가 열리는 날짜에 인근 숙박업소는 예약이 다 찼다. 요코하마프린스호텔 측은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객실은 거의 만실이 됐고 숙박 단가는 30% 정도 올랐다"고 밝혔다.
경기장이 없는 지역에서도 럭비월드컵의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장이 위치한 간사이와 규슈 중간에 있는 히로시마의 로열호텔은 "10월 숙박 매출의 16%가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단체고객이 차지한다"고 전했다. 대회 공식후원사이자 일본 최대여행사 JTB는 "경기 관람과 숙박 등을 결합한 여행상품(1인당 2만~40만엔대)을 독점 판매하지만 거의 매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대회 기간 맥주 소비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해외 럭비팬들은 맥주를 엄청나게 마신다"면서 "일본 맥주가 동나면 럭비 팬들의 불만이 퍼지면서 일본 이미지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회 조직위는 한 경기당 맥주가 3만5000리터가량 소비될 것으로 보고, 경기장 안을 돌아다니며 맥주를 파는 판매원 1600명을 고용했다.
럭비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시는 아일랜드 럭비 팬들. /사진=AFP
특히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일본 관광산업과 식료품 판매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럭비월드컵은 이 공백을 메울 방편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반토막 나면서 전체 방일외국인 관광객도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한 252만100명을 기록했다. 월별 통계에서 방일 외국인이 줄어든 것은 지진 영향이 있던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에 관광객 4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럭비월드컵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분위기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점에서 20km 떨어진 곳에 대표팀 캠프를 세워 후쿠시마가 방사선 노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며 모두 회복됐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9일 밤 개막전 기념식에서 "선수들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은 지역의 부흥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럭비를 통해 일본과 전세계가 강한 유대를 맺게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저에서 럭비월드컵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