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지난해 12월 삼성가(家) 이서현 전 사장이 떠난 자리를 전문경영인 박철규 패션부문장이 메우면서 실적 개선 작업이 본격화했다. 효율성 좋은 온라인 사업을 키우면서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드는 각종 비용을 줄인 것이다.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공략에도 성공했다.
2017년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한 빈폴키즈의 성공에 힘입어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빈폴키즈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8월 누적 매출 또한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다. 모나미와 손잡고 출시한 티셔츠 등은 완판(매진) 기록을 썼다.
2535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구호플러스는 론칭과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2주 만에 월간 목표 실적을 달성했다. 트렌치코트, 스웨트셔츠, 후디 등은 출시 2주 만에 모두 판매되는 성과를 올렸다. 과거 사업을 접었다가 온라인 브랜드로 부활한 '엠비오'는 2535세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데 론칭 2개월 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명을 모았다.
그 결과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몰 SSF샵과 전체 온라인 사업의 실적도 좋아졌다. 온라인몰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2% 늘었다. 비수기로 꼽히는 8월 말 매출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정도다.
온라인 브랜드는 유통 경로가 단순해 수수료, 인건비 등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수요 파악이 쉽고 각종 프로모션을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재고 부담도 덜하다. 비용을 아낄 수 있기에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밀레니얼 시대도 지갑을 열기에 부담이 적다. 구호플러스의 블라우스, 스커트 등은 15만~23만원대로 모(母)브랜드 구호보다 최대 50% 저렴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등 해외 근무 경험이 많은 박철규 패션부문장은 글로벌 감각이 탁월해 온라인 사업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온라인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