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EV, 벌써 올해 장사 끝…8월 판매 0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9.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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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보조금 지급 300대에 불과, 추가 보조금 하루 만에 계약 끝나...보조금 규모 3년 전의 10분의 1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올해 장사가 사실상 끝났다. 계획된 보조금은 이미 동이 났고, 추가로 잡힌 예산도 하루 만에 계약이 다 찼다. PHEV 시장은 커지는데 보조금 규모는 3년 전과 비교해 10분의 1로 줄었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자동차 제조사는 PHEV를 1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PHEV는 내연기관에 전기차의 특성을 더한 차량으로 충전이 필요하다는 점이 하이드리브차량(HEV)과 다르다.



PHEV 판매가 갑자기 중단된 것은 올해 계획된 보조금(1대당 500만원)이 모두 사용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PHEV 보조금 지급 대상을 300대로 잡았는데 이미 지난 3~4월에 계약이 모두 마감됐고, 지난 7월로 대부분 출고가 됐다.

PHEV, 벌써 올해 장사 끝…8월 판매 0대


현재 보조금 대상인 국내 PHEV는 △현대차 ‘쏘나타 PHEV’, ‘아이오닉 PHEV’ △기아차 ‘K5 PHEV’, ‘니로 PHEV’ △한국GM ‘쉐보레 볼트 PHEV’ 등 5종으로 지난 7월까지 총 285대가 판매됐다. 수입 브랜드 중 유일하게 보조금을 받는 토요타의 ‘프리우스 프라임’을 더하면 300대 이상이 팔렸다.



보조금이 추가로 확보되면서 이달 초 제조사에서 PHEV를 더 계약받았으나 하루 만에 동이 났다. PHEV를 구매하고 싶은 고객은 내년 보조금 상황을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PHEV의 보조금 규모가 너무 적다고 지적한다.

실제 PHEV는 다른 친환경차가 보조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규모가 줄었다. PHEV는 보조금 지급 첫해인 2016년에 보조금 예산이 3000대(150억원)가 잡혔으나, 이듬해 10분의 1로 줄었다. 이후 그 규모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보조금 지급 첫해 '보여주기식 예산'으로 규모를 크게 잡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당시 PHEV는 도입 초기 단계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PHEV는 ‘쏘나타 PHEV’뿐이었다. 결국 그해 보조금 지급은 채 200대가 안됐다.


국내 보조금 규모가 작다보니 제조사들은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올 1~8월 PHEV의 수출물량은 1만9000여대로 국내 판매량의 65배가 넘는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PHEV 라인업을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중심으로 더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과 함께 PHEV 시장도 커지고 있는데 관련 정책에서 소외받고 있다"며 "올해로 하이브리드 보조금 지급이 끝나 고객들 사이에서는 PHEV도 곧 보조금 정책이 소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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