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피격 불똥' 사우디, 연료용 석유 수입 나섰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9.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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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시설에 쓰던 원유 수출용으로 전환…공백 메우기 위해 수입 나서

14일 사우디 석유시설 두 곳이 공격당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로이터.14일 사우디 석유시설 두 곳이 공격당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석유시설 피격 여파로 연료용 석유를 도리어 수입하고 있다고 19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직접 거래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아람코는 최근 디젤 연료 및 제트 연료를 구매했다. 원유 대신 전기 발전에 쓰이는 고유황중유(HSFO)도 사들였다. 사우디는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도 수출량을 줄일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사우디는 그동안 연료유를 종종 수입하긴 했지만 이번에 구매한 양은 평균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석유시설이 공격을 당하면서 원유 수출에 타격을 받은 사우디가 국내 정유시설에서 쓰던 원유를 수출용으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정유시설에서 쓰던 원유를 수출용으로 전환했다. 이에 정유시설에서 정제한 연료용 석유가 부족해지자 일부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자국 정유시설의 생산량을 하루 100만배럴로 낮췄다. 지난해 사우디 정유시설의 하루 생산량은 280만배럴이었다.



앞서 지난 14일 아람코의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시설 두 곳이 공격당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산유량의 절반에 가까운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는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아브카이크 단지는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70%를 탈황·정제하는 핵심 생산시설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이번 조치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스위스 소재 컨설팅업체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야콥 상무이사는 "수입 확대 조치는 불가피한 일"이라면서 "원유 수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정유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가 석유 수입에 나서면서 관련 제품의 가격은 치솟고 있다. 세계 최대의 해상 주유 중심지인 싱가포르에서는 나프타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에 비해 12.5달러나 오르며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트 연료도 지난해 4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유럽 시장에서도 브렌트유와 함께 지난주 이래 계속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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