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CM·코덱…삼성·LG '8K 싸움' 이해되나요?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9.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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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8K 논쟁…싸움의 조건

"Cm=Lw-Lk/Lw+Lk."

이게 무슨 뜻일까. 지난 17일 LG전자 (92,100원 ▲1,100 +1.21%)의 8K 기술브리핑에 등장한 이것은 화질선명도(CM)을 구하는 공식이다. 전체 흰색 라인 밝기에서 검은색 라인 밝기를 뺀 후 흰색 라인의 밝기와 검은색 라인의 밝기를 더한 값으로 나누면 CM을 측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뒤로 갈수록 더 복잡한 수학공식과 기술설명이 나왔다. "해상도는 물리적 픽셀 라인수를 CM 임계치를 넘는 그릴라인폭으로 나눈 수치다". 이걸 이해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최근 극단으로 치닫는 삼성전자 (79,500원 ▲600 +0.76%)와 LG전자의 8K TV 화질 논쟁은 일정 부분 기술적 접근이 불가피하다. LG전자로서는 삼성 QLED 8K TV가 화소(픽셀)수 7680x4320인데도 왜 해상도가 국제기준의 8K에 미치지 못하는지 설명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는 지난 6~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이미 발표된 내용이다. 보다 상세한 이해를 돕는다며 서울에서 기술브리핑이 열렸지만 논의가 점점 소비자에게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너무 어렵다. 혼란스럽다.

LG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오후 HEVC로 인코딩된 8K 동영상이 LG 8K TV에서 재생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화질 논쟁에 '코덱'이 등판했다. 이게 8K 화질과 무슨 상관인지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

LG전자의 시연에선 LG 8K TV 화질이 더 좋은데, 삼성전자 시연에서는 삼성 8K TV 화질이 더 좋다. 왜 그런가. 유리한 점을 부각하고 불리한 면은 숨기는 업계 속성상 싸움 끝 진실이 아닌 혼란만 남을 가능성도 크다.


업계 1, 2위간 기술논쟁은 상호발전을 위해 필요하며 선의의 경쟁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효용 증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논쟁은 어떤가. LG전자는 '소비자에게 진실 알리기'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경쟁사 TV를 분해해 보여주는 것은 소비자의 효용과 얼마만큼 관련 있는 걸까. 부디 소비자를 향한 싸움이 되길 바란다.

[기자수첩] CM·코덱…삼성·LG '8K 싸움' 이해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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