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매출 1.2억 '청수정 카페' 열었더니…인구 늘어난 순천

머니투데이 순천(전남)=박미주 기자 2019.09.1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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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상반기 인구 유입 1위… 도시재생으로 빈집 줄고 경제활력

순천시 주민들 모임인 청수골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청수정 카페'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순천시 주민들 모임인 청수골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청수정 카페'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전남 인구는 많이 줄었는데, 순천은 늘었어요. 일자리가 창출되는 도시재생 효과 때문입니다."



지난 17일 찾은 전남 순천시. 아담한 시내 거리 곳곳에 예쁜 건물과 전시관, 조경물들이 이어졌다. 언덕 위에 위치한 '청수정 카페'에선 점심시간을 맞아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엄니밥상'과 차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한편에 '대기표는 카운터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찾는 손님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곳은 동네 주민들이 설립한 '청수정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18명의 종업원 모두 주민이고, 최고 72세 어르신도 근무한다. 옆에 있는 다른 건물에선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수제 전통과자 '청수골 愛(애) 오란다'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청수정 카페의 연간 매출은 1억2000만원 정도이며, 수익은 조합원들에게 분배된다.



2017년 지어진 청수정 카페는 순천시에서 2015년부터 시작된 도시재생사업 '청수골 새뜰사업'으로 탄생했다. 공가로 방치됐던 한옥을 순천시가 매입해 리모델링했다. 주변 도로 등도 정비되면서 노령 인구가 많던 이곳은 활력을 띠게 됐다.

순천시 문화의 거리 모습. 이곳에서 주말엔 플리마켓이 열린다./사진= 박미주 기자순천시 문화의 거리 모습. 이곳에서 주말엔 플리마켓이 열린다./사진= 박미주 기자
순천시의 도시재생은 인근 '문화의 거리', '패션의 거리' 등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식당으로 30년간 사용된 곳은 '장안창작마당', 파출소였던 곳은 '조강훈 아트스튜디오'로 바뀌었다. 맛집, 전시관 등이 모여 최근 유명세를 타는 순천 '옥리단길'도 탄생시켰다.

순천시에 내 민간 갤러리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순천시에 내 민간 갤러리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이 때문에 순천시는 국내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꼽히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2014년 187동에 달하던 빈집은 지난해 7동으로 줄었다. 사회적 경제기업은 40곳이 육성됐고, 청년창업 등으로 156명의 일자리도 생겼다. 시 유동인구는 2015년 26만명에서 지난해 43만명으로 증가하고, 주민 만족도도 같은 기간 72%에서 90% 이상으로 급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라남도에서 9799명이 다른 지역으로 떠났지만, 순천시 인구만 1144명 늘어난 것도 성공적인 도시재생 덕분이다.


양효정 순천시 도시재생 과장은 "수도권 청년들도 순천에 자리잡은 경우가 많다"며 "시의 선도지역 마중물 사업이 도시재생을 촉발시키고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도시재생 맞춤형으로 시 조직을 개편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도 부연했다.

사진= 순천시사진= 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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