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개 부품 조립해 '터보 엔진' 만드는 쌍용차 창원 엔진공장

머니투데이 창원(경남)=기성훈 기자 2019.09.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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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연 25만대 7종 엔진 생산-'로봇·무인운반차 등 자동화+숙련공' 효율↑

2만개 부품 조립해 '터보 엔진' 만드는 쌍용차 창원 엔진공장


'세계 최고 품질의 엔진 공장'

지난 18일 찾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쌍용차 공장 입구에 붙어 있는 슬로건이다. "불량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 명품엔진만 만든다"는 민병두 쌍용차 창원공장 담당(상무보)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창원공장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명가' 쌍용차의 심장인 엔진을 생산하는 곳이다. 11만5700㎡ 규모인 공장에서 내수 및 수출용 중소형 엔진 7종이 모두 이곳에서 나온다. 연간 생산량이 25만대에 이른다.



◇첨단 시스템으로 '불량률 제로'=크랭크샤프트 가공 라인에 들어서자 '위이잉' 하는 설비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엔진의 피스톤 왕복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주는 크랭크샤프트는 엔진 내 핵심 부품이다. 19개 공정의 이 라인은 100% 자동화됐다. 실린더 헤드 라인도 마찬가지다. 20개 공정의 자동화 된 라인은 제조업 생산시설이라고 보기 힘들게 깔끔했다.

실린더 블록 라인에선 무인운반차(AGV·Automated Guided Vehicle)가 눈에 띈다. 무게가 1톤에 달하는 실린더 블록을 담아 정해진 레일을 따라 조립라인으로 옮긴다. 물론 모든 일을 자동화 설비에 맡겨두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공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불량을 검사한다. 로봇과 사람의 일이 효율적으로 묶이면서 높은 생산력을 유지한다.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도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창원공장은 가솔린·디젤엔진을 같이 생산할 수 있고 생산량 변동에 따른 유연한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민 공장장은 "작업 내역을 추적 관리하고 RFID(무선주파인식) 시스템 등 스마트 생산 시스템 덕에 창원공장의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가공라인에 설치된 로봇./사진제공=쌍용차쌍용자동차 창원공장 가공라인에 설치된 로봇./사진제공=쌍용차
◇2만여개 부품으로 고효율·고성능 '터보 엔진' 탄생=창원공장은 407명의 기술직 직원들이 주·야간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엔진당 2만여개의 부품을 가공하고 조립해 완성품까지 5~6시간이 걸린다. 완성품을 평택 공장으로 옮겨져 하나의 완성차가 탄생한다.

창원공장은 가솔린 터보 엔진 생산으로 더 바빠졌다. 가솔린 SUV가 인기를 끌면서 쌍용차는 티볼리(6월)와 코란도(8월) 가솔린 모델을 출시했다. 두 차종에 장착된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은 자동차 산업 친환경·고효율 추세와 맞닿아 있다.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를 줄였지만, 출력을 향상 시켜 작은 엔진으로도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쌍용차는 2016년 4월부터 엔진 개발에 들어갔다. 개발 기간만 37개월에 달했다. 시제품이 나온 이후에는 글로벌 주행시험장에서 다양한 주행테스트를 거쳤다. 실제 차량에 장착해 달리는 실제 차 검증은 2년 가까이 진행했고 영하 30도 이하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검증했다. 코란도는 높은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국내 SUV 가운데 유일하게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을 획득했다.

민 공장 담당은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엔진은 전수검사를 통해 신뢰성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면서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도 우리의 엔진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사진제공=쌍용차 코란도 가솔린 모델/사진제공=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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