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담당 형사 "자네 같은 악마에게는…"

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 2019.09.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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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하승균, 2005년 언론 인터뷰에서 범인에 보내는 편지 공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 담당 하승균 전 수사팀장의 편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 담당 하승균 전 수사팀장의 편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악의 미제사건 경기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된 가운데 당시 실제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하승균 전 수사팀장의 편지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편지는 하 전 팀장이 2005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진행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공개됐다.



편지 속 용의자는 '악마'로 불렸다. 하 전 팀장은 "마누라와 애들 생일은 몰라도 자네가 저지른 범행날짜와 시간, 형태는 아직 줄줄 외우고 있네"라며 "내일 당장이라도 자네 같은 악마에게는 공소시효라는 것이 없어져 내가 나간 뒤라도 우리 후배들이 자네를 잡아들이는 꿈을 꾸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하 전 팀장은 과거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공소시효를 늘리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어 "자네를 잡으면 결코 법정에 세우지 않고 내 손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다짐했지. 하지만 난 결국 자넬 잡지 못했고 후배들이나 피해자 가족들에겐 평생 죄인으로 남게 됐네"라며 미제 사건 담당 수사팀장으로서 죄책감을 드러냈다.



그는 "몸에 암이 생기면 끝까지 치료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그런데 자네 같은 사회적 암을 제거하는 데 공소시효가 있다는 건 말도 안 되지"라며 "망할 놈의 공소시효만 없다면 내가 없더라도 우리 후배들이 자넬 반드시 잡을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하 전 팀장의 편지는 진범을 향한 경고인 "부디 나보다 먼저 죽지 말게. 우리 꼭 만나야지"로 끝이 난다.

누리꾼들은 "이분 지금 심정이 어떨지 상상도 안 된다", "대단한 분…참형 사다", "이렇게 찾아 헤맸는데 교도소에 있어 못 찾은 거라니…"라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경찰은 17일 "화성연쇄살인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일치한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18일 브리핑을 열어 수사 경위를 공개할 예정이다.

용의자로 특정된 50대 남성은 1994년 강간 살인 범죄를 저지르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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