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의추억'은 '화성연쇄살인' 어떻게 그려냈나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19.09.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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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건현장서 채취한 용의자 DNA 정보로 수감자 중 동일 인물 발견

살인의 추억 영화 포스터 살인의 추억 영화 포스터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 했던 화성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의 실체가 30여년 만에 드러났다.

경찰은 18일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용의자의 DNA 정보를 분석한 결과,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 중에 동일 인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한국 범죄사상 최악의 사건이다. 1986~1991년 10차례에 걸쳐 10명의 부녀자가 강간·살해됐다. 연인원 205만명의 경찰력이 투입돼 2만명이 넘는 용의자를 수사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용의자 확보를 계기로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봉준호 감독의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살인의 추억은 박두만(송강호 분)·서태윤(김상경 분) 두 형사의 수사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직감 등 전통적 수사방식을 쓰는 박 형사와 과학적 수사방식을 쓰는 서 형사의 대조적인 수사 기법을 축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영화에서 범인은 결코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했다.

박 형사는 이런 현장의 모습에서 직감을 얻어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털이 없는) 사람을 찾아나섰다.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 형사는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두 형사의 집착과 대립도 강해진다. 이들은 영화 내내 대립하지만 이 모습은 두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영화에서는 세 명의 용의자를 추정했지만 모두 범인으로 특정하지 못했다. 세월이 흐른 뒤 영업사원으로 직업을 바꾼 박 형사는 형사 시절 연쇄살인의 첫 시신을 발견했던 장소에 들렀다.

그 장소에서 한 소녀는 “얼마 전에도 어떤 아저씨가 옛날에 한 일이 생각나서 찾아왔다고 하더라”는 말을 한다. 영화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박 형사의 강렬한 눈빛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살인의 추억은 2003년 4월 25일 개봉해 525만537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뒀다. 2003년 국내 흥행 1위다. 2004년 4월에는 프랑스 코냐크 스릴러(경찰) 영화제에 초청돼 대상인 그랑프리를 비롯해 경찰상·프리미어영화잡지상·미디어테크상을 받았다.
김현정 디자인 기자김현정 디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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