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또 삭발…그러나 나경원은 삭발 안한다, 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9.09.18 17:52
글자크기

[the300]원내대표 삭발은 없을듯, 원내전략에 집중…강경 원외투쟁은 당 대표 중심으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삭발을 할까. 불과 며칠 새 제1야당 원내대표의 삭발 여부가 여론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 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야권 인사들의 삭발이 이어지자 한국당의 원내투쟁을 총괄하는 나 원내대표의 동참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18일 한국당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나 원내대표는 삭발할 계획이 없다.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앞으로도 삭발투쟁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삭발투쟁 여부에 대해) 많은 분들이 물어보고, 반대도 하신다"며 "이번 삭발 투쟁은 당 대표님의 삭발 투쟁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제가) 투쟁하는데 주저하는 의미가 아니라 투쟁이 갖고 있는 의미를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나 원내대표가 직접 밝힌 대로 황교안 당 대표가 이미 삭발을 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대표가 삭발을 한 것으로도 충분히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외투쟁, 원내투쟁, 정책투쟁이라는 한국당의 3대 투쟁 방향에서 원내대표는 원내투쟁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점도 이유다. 황 대표를 중심으로 장외집회 등 원외투쟁을 강화하되 정기국회에서 대여공세도 중요한 만큼 지도부는 원내전략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당 원내지도부 한 인사는 "당 안팎에서 나 원내대표의 삭발에 찬반 의견을 많이 준다"면서도 "원내지도부까지 삭발을 하는 게 어떤 효용성이 있는지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타이밍(시점)의 문제'도 거론된다. 추석 명절 직후 황 대표의 삭발로 릴레이 삭발이 이어지는 등 여론의 관심이 충분히 환기된 터라 원내대표의 삭발은 남겨둘 카드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이 민심의 분노를 거스르는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해도 된다는 의견들이 적잖다"고 밝혔다.

향후 조 국 장관 소환조사, 장관 부인의 영장 청구 등 검찰 수사의 변곡점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이 자리를 지킬 경우 삭발 카드를 쓸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원내 인사로는 △이언주(무소속) △박인숙 △강효상 △이주영 △심재철 의원(이상 한국당)이 머리를 밀었고, 원외 인사는 △황교안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송영선·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박시연 중랑갑 당협위원장 △김숙향 동작갑 당협위원장 △김순견 전 경북부지사 부부 등이 동참해 총 12명의 야권인사가 머리를 밀었다. 19일에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도 삭발투쟁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이학재 한국당 의원은 삭발투쟁과 별개로 나흘 째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단식투쟁 중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