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토 "IPO로 글로벌 AI 시장 선도기회 잡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9.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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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컨퍼런스]이정수 플리토 대표 "IPO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사전협의 중시해야"

이정수 플리토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3회 머니투데이-IPO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이정수 플리토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3회 머니투데이-IPO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플리토 (28,350원 ▲150 +0.53%)는 코스닥 시장에서 처음으로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에 도전한 기업이다. 언어 데이터라는 독특한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아 IPO(기업공개)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플리토의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성공은 앞으로 독자적인 기술보다 독창적인 사업 모델을 토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의 IPO 행보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IPO 컨퍼런스'에서 강연자로 나선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약 2년간 진행한 IPO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IPO를 준비하는 기업은 상장의 목표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IPO를 결정한 이유, IPO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서 부담감, 상장 이후 전략 및 목표 등에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참가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상장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면 IPO를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IPO가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가장 중요하고,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플리토는 글로벌 사업 공략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단 판단에 따라 IPO를 추진했다"며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우리 사업의 경쟁력이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플리토는 2017년 6월부터 IPO를 준비했고, 2019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대응력 높이기 위해 해외 지사 설립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IPO를 결정했다. 또 다양한 종류의 언어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필요했다.

플리토는 상장 전형을 살펴보며 자기자본 및 이익 규모, 매출액 및 시가총액 등 여러 요건을 검토한 뒤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으로 방향을 정했다. 외부에선 언어 번역 기업이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또 처음 등장한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어떨지 추측이 난무했다.


이 대표는 "플리토라는 기업의 사업 구조를 보면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이 가장 적합한 IPO 요건이라 판단했지만,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대해선 장담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IPO 성공 여부가 다른 기업의 상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꼭 성공해야 한다는 절실함도 있었다"고 말했다.

플리토는 공모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 등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 또 지난 7월 17일 코스닥 상장 뒤 5거래일 만에 주가가 장중 4만원을 돌파하며 공모가(2만6000원)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플리토는 코스닥 상장 이후 글로벌 AI 서비스 기업과 협업 확대, 해외 법인 설립 추진 등 성장을 위한 준비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으로 AI 시대를 선도할 언어 빅데이터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IPO 과정에서 직접 느낀 애로사항과 고민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풀어냈다. 특히 IPO에 앞서 회사 임직원, 주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와 사전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투자를 받는데, 각 투자사마다 밸류에이션이나 엑시트 시기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IPO 준비 과정에서 사전 협의를 통해 왜 IPO를 해야 하는지, IPO를 통해 회사가 어떻게 성장할 계획인지 등을 잘 설명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힘을 합해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스타트업의 경우 사내에 재무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상장에 앞서 회계사 출신으로 IPO 경험이 있는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영입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IPO를 하고 나니 온라인에서 플리토를 검색하면 온통 주가 얘기뿐이라 우리 서비스에 대한 평가나 만족도 등을 찾아보기 어려워져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IPO가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과 일치한다면 성장을 위한 날개가 될 수 있지만, 큰 변화를 수반하는 만큼 IPO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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