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의 치열한 비방, 8K TV 전쟁 이유가…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9.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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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올레드 TV 점유율 하락에 위기감"…LG "삼성, 무리한 8K 대세화 공세"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화질 설명회에서 타사 8K TV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화질 설명회에서 타사 8K TV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LG전자 (90,800원 ▲200 +0.22%)가 8K(7680x4320) TV 화질을 놓고 전례 없는 비방전을 벌이는 이면에는 글로벌 TV 시장의 미래기술을 점하기 위한 양측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K TV 대세화 이끈 삼성= 샤프가 2017년 말 최초로 8K LCD(액정표시장치) TV를 상용화하고, 뒤이어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에서 QLED 8K TV 글로벌 출시를 발표했을 때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8K 콘텐츠의 증가와 더불어 4K 이하의 화질을 8K 수준으로 업스케일링해주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8K TV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다. 소니가 북미 시장에 8K LCD TV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IFA에는 중국 하이얼, TCL, 하이센스 등 다수 TV 제조사가 8K TV를 공개하고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출시를 예고했다.

LG전자는 당초 8K TV 출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기술은 준비됐지만 아직 8K 콘텐츠가 부족하고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던 LG전자 역시 지난 7월 세계 최초 8K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88형과 나노셀 LCD TV 75형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8K 진영에 가세했다. 9월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시장에 진출한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자사의 8K TV를 '리얼 8K'라고 홍보하고 삼성 QLED TV가 화질선명도(CM) 기준에 미달해 화질 기준으론 4K TV라고 저격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가 패널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국내시장에 판매중인 QLED TV에 적용된 퀀텀닷 시트를 들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가 패널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국내시장에 판매중인 QLED TV에 적용된 퀀텀닷 시트를 들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삼성 "LG, 올레드TV 하락세에 위기감"=
LG삼성전자는 LG전자가 8K TV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화질 논쟁'을 통해 이미 8K 주도권을 잡은 삼성전자를 끌어내리려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올레드 TV의 점유율 하락에 따른 위기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LG전자는 지금까지 차세대 기술이 OLED라고 얘기해왔는데 8K 기술이 차세대 기술로 부각되면서 OLED의 행보가 꼬인 측면이 있다"며 "OLED와 8K 중 뭐가 우위에 있나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LG 입장에서는 8K를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레드 8K TV를 출시했으나 가격이 출고가 기준 5000만원으로, 대중화되기엔 한계가 있다. 8K TV 시장이 본격화되면 75인치 이상의 초대형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도 올레드 TV 를 주력으로 하는 LG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QLED TV를 프리미엄군으로 내세운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금액 기준)은 31.5%로, 2위인 LG전자(16.5%)와의 점유율 차이를 2배 가까이 벌렸다. 이는 분기 점유율로는 2013년 1분기 이후 약 6년만의 최고치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3.8%로 전 분기(47.7%) 대비 증가한 반면, LG전자는 17.8%로 전 분기(26.2%)보다 급감했다.

◇LG "삼성, 무리한 8K 대세화 공세"= LG전자는 삼성전자가 기준 이하의 8K TV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8K TV 시장은 삼성전자가 주장하듯 장밋빛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8K TV 시장이 전망치는 계속 하향하고 있다"며 "LG전자, 소니, 샤프는 모두 8K TV 라인업을 시장 수요만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입장인데, QLED 프리미엄 차별화에 실패한 삼성전자만 8K를 55인치까지 풀라인업으로 늘려 점유율 올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8K TV 점유율(수량 기준) 예상치는 0.1%이며, 판매량은 21만5000대로 전망된다. 또 올해 8K TV 출하량 전망치는 2018년 2분기 43만대에서 2018년 3분기 33만7000대, 2018년 4분기 30만8000대로 감소했다.

한편 LG전자는 전날 삼성전자의 영상 재생 시연에 대해 "LG 8K TV는 코덱이 업데이트되기 전인 걸 알고 한 것으로 입장을 밝힐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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