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와이저 5조 상장 재시동, 홍콩증시 IPO 부활 분수령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19.09.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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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규모 5조원 이상, 올 홍콩 IPO 최대어…홍콩 IPO시장 활기 불어 넣을지 주목

버드와이저 5조 상장 재시동, 홍콩증시 IPO 부활 분수령


맥주업체 버드와이저브루잉(AB인베브)이 아시아법인인 '버드와이저 컴퍼니 APAC(이하 버드와이저 컴퍼니)'의 홍콩 상장을 재추진한다. 지난 7월 홍콩 증시 상장을 철회한 지 2개월 만인데 공모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버드와이저 컴퍼니의 희망 공모규모는 5조원 이상으로 여전히 올해 홍콩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홍콩 증시에 대한 미래도 가늠해볼 수 있다.



18일 중국 경제신문 차이신 등에 따르면 버드와이저 컴퍼니는 1주당 27~30홍콩달러(3.51~3.9달러)에 12억6200만주를 신주로 발행해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로 했다.

공모규모는 43억5800만~48억4300만달러로 올해 홍콩 증시 IPO(기업공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버드와이저 컴퍼니는 오는 23일까지 국제 공모에 나서고 23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30일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당초 지난 7월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다가 홍콩 증시가 부진하면서 한차례 상장에 실패했다. 버드와이저 컴퍼니의 지난번 최대 공모규모는 98억달러에 달했다. 상장에 실패한 후 호주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상장규모는 절반으로 줄었다.

버드와이저 컴퍼니는 이번에 상장 재도전에 나서면서 발행구조를 조정해 공모규모를 줄이는 한편 싱가포르투자공사(GIC)를 코너스톤인베스터(초석투자자)로 영입했다. GIC는 이번 공모에 10억달러를 투자하며 평균 공모가를 기준으로 신주의 21.7%를 인수한다.

이 회사는 지난 공모 시도때는 코너스톤 인베스터를 영입하지 않았다. 대규모 IPO에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지 않았고 공교롭게 홍콩 시위로 홍콩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IPO를 철회했다.


버드와이저 컴퍼니는 이번에 상장을 성공시켜 모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시장에 우호적인 조건으로 상장구조를 짠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올 들어 홍콩증시 최대 IPO로 부상할 전망이다. 올해 홍콩증시 최대 IPO는 신만홍원그룹으로 약 91억홍콩달러(약 11억6700만달러)를 모았다.

버드와이저 컴퍼니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홍콩 IPO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월 홍콩 증시에 상장된 회사는 단 한 곳에 그쳤다. 알리바바는 지난 6월 홍콩증시에 2차 상장을 신청했지만 현재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중국의 외국인 투자 핵심 관문으로 남아 있다. 중국은 올 들어 8월까지 홍콩을 통해 629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받아 전체 유입액의 70%를 차지했다.

정부 공식 자료를 토대로 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계산에 따르면 중국은 8월 홍콩을 통해 75억3000만달러를 받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2%나 급증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시위는 중국의 외국인 투자 정책과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중국에 대한 장기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요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 홍콩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만큼 홍콩 증시의 회복력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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