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육가공업체들은 국내의 ASF발병 소식이 전해지자 현황 파악과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ASF의 확산 범위나 속도, 기간 등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응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햄, 소시지 등을 만드는 육가공업체들은 중국, 베트남 등에서의 ASF 확산에 따라 원료로 이용되는 돼지고기 재고를 미리 비축해 오는 등 국내 ASF 발생에 대비해 왔다. 그러나 ASF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주요 육가공업체로는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동원F&B, 농협목우촌 등이 있다.
햄, 소시지 외에 돼지고기를 부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들의 비용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만두 등 냉동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이미 국제시장에서 글로벌 돈육 가격은 ASF 여파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9월 평균 생돈 시세는 파운드당 64.22센트로 전년동월대비 11.1% 올랐다. 중국에서 ASF가 확산되기 시작한 4월에는 54.5%나 급등한 바 있다. 국내 돼지고기 시세까지 오를 경우 고스란히 비용 부담에 전가될 수 밖에 없고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비용 부담과 함께 소비 부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ASF로 돼지고기 뿐 아니라 돼지고기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ASF가 한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부담이 늘 수 있는데다 수요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