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는 포니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이자 현대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상징적 지점이다. '포니'를 세상 밖으로 내놓은 장면은 그가 그룹 정통성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도 해석됐다. 때마침 '정의선 총괄 체제'가 첫 돌을 맞던 즈음이었다.
프랑크푸르트와 여의도에서 동시간대 펼쳐진 두 장면은 정의선 시대 '뉴 현대차'의 투지를 드러낸다. 실제 지난 1년간 현대차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안팎에 많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완전 자율복장, 직급체계 변화 등 속도감 있게 이어진 지속적 '변화와 혁신' 작업은 조직 체질을 탈바꿈시켰다.
물론 일련의 움직임은 이른바 '카마겟돈'(자동차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 합성어)이라 불리는 거시적인 글로벌 자동차 위기와 무관치 않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 공유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많은 완성차 업체를 생사 기로로 내몰고 있다.
현재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도 잘 팔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하는, 만능에 가까운 경영을 요구한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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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는 산업화 시대를 거쳐온 한국인들에게 '로망'이었다. 수많은 가장이 가족과 함께 포니를 타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 '포니의 부활'은 곧 한국 경제 재건의 의지로도 읽힐 수 있다. 우리 경제에서 가장 많은 전·후방 산업, 일자리를 거느린 자동차의 역할론은 남다르다. 정 수석부회장의 앞으로 45년. 어느 때보다 어깨에 진 짐이 많고 발걸음도 무겁지만, 꿋꿋이 헤쳐나가야 하는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