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마케팅비용 상반기 1000억↓…무이자할부 받기 힘들어진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9.09.18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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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일회성 마케팅비용 전년대비 13% 급감…수익성 악화에 비용절감 불가피

일회성 마케팅비용 상반기 1000억↓…무이자할부 받기 힘들어진다


무이자할부 등 신용카드사가 제공하는 일회성 마케팅 혜택이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비용절감에 들어가서다. 수수료 환급 등 추가적인 부담을 감안하면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 들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일회성 마케팅(무이자할부+기타마케팅)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마케팅비용이 약 7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1000억원 가까이 축소된 것이다.



카드사들의 마케팅비용은 부가서비스와 일회성마케팅, 광고선전비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부가서비스는 카드 상품에 탑재된 기본 혜택으로 전체 비용의 75% 가까이 된다. 카드사들은 과거 과도하게 책정됐거나 혜택이 특정 고객에게 편중되는 부가서비스를 바꿔 비용을 아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와 소송 등을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 대신 전체 고객에게 주는 무이자할부 등 일회성 마케팅비용만 집중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대형 카드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일회성 마케팅비용 예산을 1년 전보다 절반으로 깎았다.



이처럼 무이자할부를 억제한 결과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할부수수료수익은 지난해 대비 1789억원 증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기존의 무이자할부 혜택을 대대적으로 감축할 수 밖에 없었다”며 “가격이 높아 무이자할부가 요긴하게 쓰였던 가전제품 등 구매시에도 이전만큼 혜택을 받기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2018년 상반기 379조원, 2018년 하반기 400조7000억원, 올해 상반기 406조6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올해 상반기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들로서는 할부수수료 등 다른 부문을 통해 이를 만회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이같은 무이자할부이 더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환급 등 카드사들의 추가적인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도 향후 실적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일부 카드사들도 하반기부터는 대세를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무이자할부 혜택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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