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00억원 손실...5만명 美GM 노조 파업 시작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9.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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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80일치 재고 보유...사태 장기화땐 캐나다·멕시코 공장 비롯해 소비자까지 타격 우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네럴 모터스(GM) 노동조합원 5만여명이 16일(현지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인해 GM이 하루 1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주요 후보들이 노조 지지선언에 나서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타결을 요구하는 등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M 노사는 파업 첫날인 이날 오전 5시간이 넘는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차이를 줄이지 못하며 사태 장기화 우려 가능성을 키웠다.



파업에는 GM 소속 전미자동차노조(UAW) 노동자 4만9000여명이 참여했다. 미국 내 10개 주에 설립된 GM 공장 30여곳이 멈춰 섰고, 21개 부품창고가 문을 닫았다.

WSJ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이번 사태로 GM이 하루 최대 1억달러(약 12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GM이 하루 9000만달러(약 1070억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봤고, 블룸버그통신은 최소 5000만달러(약 600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WSJ는 파업이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경우, GM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5억달러(약 4조16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이란 예측했다. NYT는 "GM이 현재 80일치 가량의 자동차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사태가 길어지면 부품 하청업체들을 비롯해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 소비자에게 까지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했다.

GM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은 2007년 이후 12년만이다. 당시엔 총 7만3000명의 노동자가 이틀간 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노조측은 "현재 여러 사항 중 2%만 노사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어 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서이 커보인다.

GM 사태는 임금과 구조조정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UAW측은 지난해 GM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미국 공장 문을 닫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도 지난 3년간 북미지역에서만 350억달러(약 41조6000억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이익을 낸 것을 문제삼고 있다.


GM은 지난해 북미 5개와 해외 2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1만4000여명의 인력을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GM은 이미 올해 총 3곳의 미 공장 문을 닫았고, 내년초 디트로이트 공장도 가동중단할 방침인데 노조는 적어도 추가 공장가동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NYT는 UAW측이 노조 규모가 더 큰 포드나 피아트크라이슬러와는 협상을 타결하고 GM만 타깃으로 삼은 것도 이러한 이유가 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노조는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 다른 임금차등제에도 불만을 터뜨린다. NYT에 따르면 2007년 이전 GM에 입사한 노동자는 시간당 31달러를 받지만, 이후 들어온 이들은 소득이 시간 15달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GM 파업은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줄줄이 UAW 지지 선언을 하며 선수를 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핵심 지지층인 '러스트벨트'를 챙기기 위해선 무언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GM과 UAW가 함께 협상을 타결하길"이라는 언급만 했으며 파업을 지지하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올해초 GM과 UAW가 공장 가동 중단을 피하고,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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