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소식에 돼지고기·닭고기 관련주 동반 상승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9.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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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육 관련주 강세…동물용 백신업체들은 일제히 상한가 기록

/사진=이기범 기자/사진=이기범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했다는 소식에 돼지고기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다. 동물용 백신 업체들과 닭고기 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를 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손에프앤지 (1,477원 ▼41 -2.70%) 주가는 전날보다 10% 넘게 상승했다. 선진 (7,110원 ▲100 +1.43%), 윙입푸드 (1,537원 ▼53 -3.33%), 이지바이오 (3,120원 ▼25 -0.79%) 등도 모두 5∼10% 이상 올랐다.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체 이글벳 (5,140원 0.00%)우진비앤지 (1,096원 ▼2 -0.18%), 제일바이오 (2,080원 ▼230 -9.96%)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돼지열병으로 인해 돈육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에서도 돼지열병 발병으로 돼지고기 생산량이 급감해 돈육 가격이 10여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돼지열병은 공기로 전염되는 병이 아니고 돼지간 접촉, 사료 및 돈육제품 등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질병 확산 속도가 느리다"며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질병 확산에 따라 돈육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질병 확산을 우려한 돼지고기 재고 축적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 돈육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돼지고기 관련주들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당분간 높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는 돼지고기 재고가 많이 남아있어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유지됐지만 최근 들어 돼지열병으로 인한 공급 층격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전세계 수입육 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국내 양돈관련 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 수석연구원은 "수입육 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돼지열병 소식에 돼지고기의 대체재인 닭고기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닭고기 유통·가공 업체 마니커 (1,091원 ▼15 -1.36%)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하림 (2,995원 ▼5 -0.17%)도 29% 상승했다. 마니커에프앤지 (3,065원 ▲15 +0.49%), 체리부로 (1,038원 ▼27 -2.54%), 푸드나무 (5,440원 ▼90 -1.63%) 등도 8∼16% 넘게 올랐다. 돼지 집단 폐사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체재로 닭고기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국내 첫 사례다. 돼지열병은 일단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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