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못 따라가는 '韓 드론', 유일하게 앞선 기술은…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09.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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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DJI, 세계 드론시장 70% 점유… 국내 기술력 미약, 드론 납치하는 '안티 드론'은 최고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미국 정부와 디지털 글로브가 주석을 달아 공개한 위성사진이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이 피해를 입은 모습./사진=뉴시스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미국 정부와 디지털 글로브가 주석을 달아 공개한 위성사진이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이 피해를 입은 모습./사진=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의 드론 테러로 국제유가가 출렁이면서 '4차 산업 먹거리' 드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드론(무인항공기) 10대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 두 곳을 공격해 불이 나면서 가동이 잠정 중단됐다. 이 때문에 사우디 하루 원유 생산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5%인 약 570만배럴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

드론 10대가 국제유가에 충격파를 주고 세계 판을 뒤흔들면서 드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번 테러에 사용된 드론은 대당 1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억원 정도로 세계 경제에 경고등을 켠 셈이다.



드론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우리 정부도 곧바로 반응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드론 등 4차 산업 육성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17일 국토부 간부들이 이러한 노력에 앞장서 줄 것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이는 드론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중국 등에 뒤처진 데 대한 아쉬움이 담긴 주문이다.

세계 민간용 드론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한 중국 DJI의 드론 제품. /사진 제공=DJI, 뉴시스세계 민간용 드론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한 중국 DJI의 드론 제품. /사진 제공=DJI, 뉴시스
글로벌 민간 드론 시장의 강자는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디제이아이(DJI)다. DJI는 상업용(촬영용) 드론 부문에서 고화질 카메라를 장착한 팬텀을 비롯해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군을 선보이며 2006년 창업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으며 2017년 매출이 1조원을 넘었다.

DJI를 맹추격하는 건 프랑스 패롯(Parrot)이다. 2007년 드론 사업에 뛰어든 패롯은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드론을 원격조종하는 'AR드론'을 만든 업체다. 상업용(촬영용) 드론 부문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DJI 등 중국업체에 밀리며 점유율을 잃어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국방부가 '군사 목적의 단거리 정찰 드론' 프로그램 업체 중 한 곳으로 선정되는 등 국방·군수용 드론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드론업체들의 글로벌 활약도는 미약한 상황이다. 국내 드론업체들은 DJI 기술력의 70~80% 수준으로 평가된다. 드론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컨트롤러 기술 수준이나, 여러 전자부품을 하나로 모아 최적화하는 기술에서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신호 위조를 통해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이 KAIST에 의해 개발됐다. PC로부터 위조 GPS 전파를 생성해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 드론에 신호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사진은 KAIST의 안티 드론을 구성하는 장비들/사진 제공=KAIST, 뉴시스신호 위조를 통해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이 KAIST에 의해 개발됐다. PC로부터 위조 GPS 전파를 생성해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 드론에 신호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사진은 KAIST의 안티 드론을 구성하는 장비들/사진 제공=KAIST, 뉴시스
다만 한국은 신호 위조를 통해 불법 비행하는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 부문에선 가장 앞서있다. 지난 6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 연구팀은 위조 GPS 신호를 이용해 드론의 위치를 속이는 방식으로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안티드론 기술을 개발했다.

안티 드론은 테러를 목적으로 폭발물이나 무기를 장착한 드론은 사람들과 주요시설로부터 즉시 안전거리를 확보한(이동시킨) 뒤 무력화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 김 교수팀이 개발한 안티 드론 기술은 위조 GPS 신호를 이용해 드론의 위치를 속이는 방식으로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기술이다.

김 장관도 '안티 드론'을 제시하며 세계 드론 시장에서 '퀀텀 점프'의 발판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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