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이제는 中이 한일 중재자 나설 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9.16 17:15
글자크기

14일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 이어 1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 인터뷰

문정인 대통령 통일안보외교특보/사진제공=뉴스1문정인 대통령 통일안보외교특보/사진제공=뉴스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한일관계 악화를 두고 "이제는 중국이 한일 간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 특보는 15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일 사이 중요한 중재자가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진 미국이 그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중국이 할 때가 됐다. 한중일 협력은 동북아시아의 번영과 평화,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7~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타이허 문명 포럼 기간에 이뤄졌다.

문 특보는 중국의 역할론과 관련해 "중국이 한일 사이 이견을 좁히는 데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한 이유로 "매우 간단하다"며 지난 7월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와 지난달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 한국 제외 조치를 언급했다. 문 특보는 "일본은 한국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 제재를 부과한다고 주장한다"며 "일본이 우릴 믿지 않는다면, 어떻게 민감한 군사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엔 미국이 한국과 일본 사이 이견을 좁혀온 것은 맞다. 예를 들면 2015년 한일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갈등을 겪을 때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개입해 합의를 이루도록 했다"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관여하지 않으며, 이 문제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라고 말해왔다. 아마 그것도 한일갈등이 심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특보는 14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엔 한일관계에서 일단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의 일본은 고압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문 특보는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한미일 3국 간엔 정보공유약정(TISA)이 있다. 지소미아를 갱신하지 않더라도 한미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다. 미국이 협정을 중재했더라도 협정 자체와는 미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미국은 군사정보 교류 등을 포함해 한일이 군사적 협력과 동조를 해오길 항상 원해왔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실망이 클 것"이라면서도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의 중재를 통해 일본과 정보를 교환할 방법 역시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관련해 "지난해 우리는 미군에 10억달러(약 1조1835억원)를 내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은 이제 50~60억달러(5조9175억~7조1010억원)를 내라고 요구한다"며 "이는 너무 많다. 이것은 한미 간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이 한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시사했으나,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 안 된다고 했다"며 "이는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 전시작전권 전환 과정 등에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두고는 "북미가 비핵화와 관련해 더욱 생산적인 협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미관계가 개선된다면 남북한 관계 증진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 특보는 판문점 회동 이후 약속한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은 이유로 한미합동군사훈련과 함께 "북한 당국자들은 협상에 나선다면 꼭 실질적 결과를 갖고 와야 하는데 미국으로부터 그런 신호를 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손에 잡힐 만한 결과를 끌어내리란 확신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