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지난해 평양을 다녀온 후 남북-북미 투트랙은 분주했다. 남북은 도로-철도를 잇기로 하고 12월 연결 착공식까지 가졌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하지만 북미가 각자 생각한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가격'이 안 맞았다.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초유의 '노딜' 정상회담을 마치고 헤어졌다.
남북 경제협력과 대북 외국인투자의 시작인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재개도 막혔다. 북한은 태도를 바꿨다. 우리 정부, 심지어 문 대통령까지 거칠게 비난했다. 남북을 연결하자는 과감한 합의도 진전이 없다. 회의론도 커졌다.
둘째, 끈기와 자제력으로 버텼다. 북한이 연일 신무기 실험을 감행할 때도 참았다. 외교무대도 적극 활용했다. 4월 방미, 6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땐 한미공조도 착실히 다졌다. 이를 통해 북미 정상의 6·30 판문점 회동에 판을 깔았다.
국민들에겐 "대화의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16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18일 무개차를 타고 평양시내를 퍼레이드 하며 시민들의 환영에 답하고 있다. 2018.12.2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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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뀐 것은 없다. 영변 핵시설은 그대로 있고, 완화 혹은 해제된 경제제재도 없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여전히 '불가'의 영역이다. 완전한 비핵화, 완전한 체제보장까지 향하는 로드맵·시간표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과 미국 측 인사들을 향해 막말을 퍼붓는 와중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한 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톱다운'으로 일단 '하노이 노딜'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선미후남(先美後南)식 접근법으로 볼 수도 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김 위원장으로선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두 번이나 퇴짜를 맞는 결과라면 김 위원장의 리더십은 극심한 타격을 입는다. 내년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결산의 해다. 게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새 미국 대통령과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협상 의지 만으론 부족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의심을 산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의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이를 통해 비핵화 시간표를 확정해야 한다. 군부 출신이 아니라 외무성의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 김명길 전 주베트남 대사 등으로 협상팀을 교체한 점은 긍정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