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식을 가졌다./사진=홍봉진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5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추석민심 국민보고대회'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 장관 퇴진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학재 한국당 의원은 "몸을 던져 폭정을 막겠다"며 조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바로 다음 날인 16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머리카락을 밀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 박인숙 한국당 의원에 이어 '반(反) 조국 삭발 투쟁'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것이다. 장외투쟁, 단식 등 야권의 '조국 반대' 투쟁이 유례없는 제 1 야당 대표의 삭발로 이어지면서 이제 남은 카드는 '의원직 총사퇴' 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반(反) 조국 투쟁'에 동참한 야권 인사들. 왼쪽부터 이언주 무소속 의원,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이학재 한국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DB,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에 반대하며 삭발한 야권 인사는 황 대표가 세 번째다. 첫 주자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머리를 밀며 '삭발 투쟁' 선봉에 섰다. 그는 삭발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대신해줘야겠다'. '우리의 결기를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좌절하고 희망을 잃고 있는 국민에게 모두가 함께하면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1일 박인숙 한국당 의원이 같은 장소에서 삭발 투쟁을 이어 갔다. 박 의원은 이날 삭발식에서 "범죄 피의자를 법무부 장관에 앉히면서 개혁을 입에 담는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다. 문재인 정부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삭발한다. 야당으로서의 책무와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며 조 장관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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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원들은 삭발뿐 아니라 단식, 1인 피켓 시위 등의 방식으로 전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학재 한국당 의원은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지난 15일부터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 의원은 "조국은 안 된다는 추석 민심을 외면할 수 없어서 단식을 시작했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밖에 김태흠 의원, 강석호 의원, 김정재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추석 연휴 기간에 각자 지역구에서 조국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펼쳤다.
'정치 3대쇼' 중 남은 건 '의원직 사퇴'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계단에서 추석 민심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사진=뉴스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언주 의원의 삭발을 두고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인가. 야당 의원들이 이언주 의원 결기의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삭발, 단식, 의원직 사퇴를 '3대 쇼'로 언급하며 "사퇴한 의원이 없고, 머리는 자라고, 굶어 죽은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꼽은 '3대 쇼' 를 기준으로 보면 이제 '의원직 사퇴'만 남은 상황. 이에 "국민이 진짜 원하는 건 한국당 의원들의 일괄 사퇴"라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온다. 반면 의원직 사퇴 카드로 배수진을 쳐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 do30****는 "삭발한다고 조 장관이 물러나는 것도 아닌데…. 박지원 의원 말 대로 '쇼'다. 의원직 사퇴하거나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진정성을 인정해주겠다"고 말했다.
누리꾼 kimt****는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이라 했다. 의원직 사퇴로 결기를 보여주고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당은 공휴일인 10월3일 최대 규모의 장외집회를 준비하는 등 '반 조국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