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크야크(사우디)=AP/뉴시스】14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15일 EU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 사우디 부크야크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처리 시설 일부가 검게 탄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브카이크 시설이 이번 공격으로 망가지면서 아람코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였으며 이는 세계 하루 원유 수요인 1억 배럴의 6%에 달하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9.09.16.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시설 폭발을 두고 '드론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도 올들어 10번이나 드론이 출몰하는 등 드론 방호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월 물리적 방호 설계기준 위협에 드론이 추가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원전) 인근 드론 출몰은 13건으로 확인됐다.
고리원전 및 새울원전의 방호도 문제지만 인근 10km 내외에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울산·온산석유화학단지가 있다. 원전과 가까워 드론 비행금지구역에 대부분이 포함돼 있지만, 일부 공장은 금지구역 밖에 있어 아무런 제재가 없는 실정이다.
10일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에 자리잡은 신고리 1호기와 신고리 2호기. / 사진=김평화
위반시 행정 처분 강도를 높이는 한편 드론에 의한 테러가능성을 염두에 둔 부처 합동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드론을 날리다 적발되면 대부분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한 뒤 20만~25만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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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은 "원안위에 확인한 결과 현재 기술로는 드론을 제재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다른 기관에서 도입하는 안티 드론 장비가 있을 경우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출간한 '안티 드론 기술동향'에 따르면 무인드론 등장과 기술 발전로 전파교란은 한계가 있다. 한수원이 조기 운영을 검토 중인 휴대용 젬머(주파수 차단기)도 민간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제한 때문에 전파관리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원안위는 오는 11월까지 드론, EMP 등 최신 위협요인에 대한 원자력사업자의 대응역량 평가 실시해 대응체계를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드론 산업 육성과 별개로 국민의 안전과 국가중요시설의 방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원안위를 비롯해 국토부, 국방부 등 유관기관이 '안티 드론'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