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vs 타다' 경쟁 … '차키' 쥔 택시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9.09.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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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10월 대형택시 출시 예정… 택시 연대해 VCNC 추격 나서

카카오 (48,600원 ▼500 -1.02%)가 대형택시 서비스 출시로 ‘타다’와 한판 경쟁에 돌입한다. 현재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VCNC(타다 운영사)와 달리, 카카오모빌리티는 100여곳 택시 사업자들과 연합했다. 택시업계의 향방이 카카오와 VCNC 간 모빌리티 주도권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타다 겨냥한 ‘라이언택시’ 10월 출시… 차량·요금·서비스 ‘유사’=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0월 대형택시 ‘라이언 택시’(가칭)를 700~800대 규모로 출시할 예정이다. 법인택시 업체 100여곳과 협업하는 가맹택시 사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전개를 위해 서울시에 대형택시 관련 지침 마련을 요청했다.



라이언 택시는 스타렉스, 카니발 등 11인승 이상 승합차로 운영되며, 카카오 인기 캐릭터 ‘라이언’을 활용해 차량 디자인을 꾸민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모빌리티 앱 ‘카카오 T’에서 호출 가능하다. 라이언 택시는 승객 골라태우기가 불가능한 ‘강제배차’와 수요에 따라 요금을 조정하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한다. 일반 택시보다 높고, 고급 택시보다 낮은 수준에서 요금을 책정할 전망이다. 라이언 택시 기사는 법인택시 소속이며, 하루 10시간 근무에 세전 월급 260만원을 받는다.

VCNC의 ‘타다 베이직’과 차량, 배차, 요금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기사 서비스 교육에 주안점을 둔 것 역시 비슷하다. 라이언 택시는 타다 베이직과 마찬가지로 기사들에게 친절 서비스 교육을 진행, 기존 택시와 승차 경험 차별화에 나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서 라이언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1000여대 규모로 서울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인 타다 베이직과 서비스 지역이 겹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10월 출시할 예정인 '라이언 택시'(가칭) 차량. /사진=뉴스1.카카오모빌리티가 10월 출시할 예정인 '라이언 택시'(가칭) 차량. /사진=뉴스1.


◇타다와 달리 택시 협업한 라이언택시… “경쟁 변수는 택시”= 타다 베이직과 라이언 택시의 가장 극명한 차이점은 택시 활용 여부다. 타다 베이직은 택시업계를 배제한 신개념 이동수단인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와 100여곳 법인택시 업체들이 협업한 라이언 택시는 새로운 택시 모델이다. 서비스 방식은 유사하지만 택시업계가 바라보는 시각은 완전히 엇갈린다.

택시단체들은 이달 초 국토교통부의 택시제도 개편안 논의에서 VCNC를 제외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토부는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허용하는 내용을 개편안에 포함했다가 택시업계의 반발로 이를 뺐다. 타다 합·불법 여부와 불법 파견 의혹, ‘타다 프리미엄’(준고급 택시 호출) 기사 제재 등과 관련한 VCNC와 택시단체들의 법적 공방도 해소되지 않았다. VCNC가 타다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VCNC는 타다 프리미엄 기사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 택시를 선보이게 된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호재다. 타다 베이직 출시 초반 택시·카풀 갈등 국면의 반사이익을 거뒀던 것처럼 서비스 대중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업계가 VCNC에 대한 견제구 역할을 라이언 택시에 기대하고 있는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협업 업체가 100여곳에 달해 일정한 서비스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승객 입장에서는 타다 베이직과 라이언 택시를 대체 서비스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 VCNC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택시업계가 국내 모빌리티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타다 운행정지 및 증차금지 촉구 집회에 참석한 서울개인택시평의회 운전자들의 택시에 '타다 아웃' 스티커가 붙여있다. /사진=뉴스1.지난달 13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타다 운행정지 및 증차금지 촉구 집회에 참석한 서울개인택시평의회 운전자들의 택시에 '타다 아웃' 스티커가 붙여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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