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떠나도 알리바바 심장엔 그 후예 1만6000명이

머니투데이 항저우(중국)=김명룡 특파원 2019.09.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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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캠퍼스 같은 본사서 평균 32세 1만6000명 근무…허마센셩·페이주부커호텔 등 신유통 시험장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 / 사진=김명룡 기자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 / 사진=김명룡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회장이 지난 10일 항저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리바바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다음날 11일 오전 9시 '시시(西溪)캠퍼스로 불리는 알리바바 본사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수많은 차와 자전거 오토바이의 행렬로 붐볐다.



2013년 182만㎡ 부지에 조성된 이곳은 대학캠퍼스를 연상시킨다. 본사 가운데 거대한 호수 주변으로 8개의 건물이 연결돼 있다. 이곳에는 1만6000명의 마윈의 후예들이 일하고 있다. 홍보담당자인 샤오시아위 매니저는 "이곳 직원의 평균 연령은 32세 정도"라며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대학 캠퍼스처럼 꾸몄다"고 말했다.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헬스클럽, 캠퍼스내에서 움직일 때 쓸 수 있는 무료자전거 등 미국의 구글캠퍼스 못지 않아 보였다. 홍보관에는 마윈이 1999년 알리바바를 만들때 '전 세계인이 자랑스러워 할만한 위대한 중국 기업을 만들자'라는 비전이 있었다는 설명이 붙어 있는데, 본사 캠퍼스는 이미 마윈의 뜻을 이룬 듯했다.



시시캠퍼스는 2016년 10월 마윈 회장이 주창한 '신유통(新零售)'의 시험장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알리바바 그룹의 첫 오프라인 복합 쇼핑몰인 친청리(亲橙里)가 있다. 샤오 매니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공존하는 형태의 유통방식을 실험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활용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허마션셩 / 사진=김명룡 기자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허마션셩 / 사진=김명룡 기자
◇ 머리위도 도는 컨베이어벨트의 기적 =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신선식품 체인업체 '허마센셩((盒马鲜生)'이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전체 소매의 약 20%를 차지한다"며 "신유통을 통해 오프라인인 소매의 나머지 80%를 디지털로 전환해 디지털 시대의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성공하도록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매장은 깔끔한 식료품 매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천장에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돌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곳 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농산물과 해산물을 초록색 주머니에 담아 기둥에 매달아 놓으면, 이 주머니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배달 플랫폼 '어러머(Ele.me)'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매장 3km이내 지역에는 30분안에 배송이 된다. 주문 동시에 배달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것으로 거리가 제법 되는 곳도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게다가 매일 첫 번째 배달은 주문 규모가 얼마가 됐던지 무료다.

이곳엔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인 조개, 민물가재, 활어 등이 많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신선한 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고, 요리 방법을 정해 조리된 음식을 배달 받을 수 있다"며 "매일 신선한 제품으로 채워지고 하루 지난 제품은 가격을 할인해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는 "빅데이터를 통해 제품의 수급상황을 예측하고 있다"며 "이월되는 상품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2015년 처음 선보인 허마션셩은 현재 중국 17개 도시에 150개의 매장이 있다.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페이주부커호텔 / 사진=김명룡 기자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페이주부커호텔 / 사진=김명룡 기자
◇ 로봇이 물가져다주는 미래형 호텔 = 이곳에는 알리바바가 지난해 12월 문을 연 페이주부커호텔(菲住布渴·Flyzoo Hotel)도 있다.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생태계 전반에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접대산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290실 규모의 이 호텔은 고객인식시스템과 AI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얼굴 인식을 통해 체크인이 가능하다. 엘리베이터도 자동으로 눌리고 방문도 자동으로 열린다. 객실에 있는 스마트스피커를 통해 온도, 조명, 커튼, 음악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룸서비스를 시키면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 준다.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페이주부커호텔 / 사진=김명룡 기자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페이주부커호텔 / 사진=김명룡 기자
알리바바 관계자는 "호텔 직원들이 일상 업무에 더 적은 시간을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투숙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며 "호텔 직원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저렴한 숙박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직접 체험해본 결과 안면 인식에 약간의 오류가 있고, 로봇의 배달도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이같은 서비스가 고도화된다면 첨단 기술과 전통산업의 결합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알리바바 = 알리바바 그룹 미션은 어디서든 거래를 하기 쉽게 만드는 것으로 미래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은 소비자들이 알리바바의 인프라를 통해 서로 만나 비즈니스를 하며 생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102년 이상 영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20세기 말인 1999년 창립한 알리바바가 현세기인 21세기를 거쳐 22세기까지 3세기에 걸친 장수 기업으로 만들어보자는 목표다.

☞ 타오바오 = 2003 년에 오픈한 타오바오 마켓플레이스. 중국내 6억7400만명의 소비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수백만명의 상인이 판매자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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